매거진 몸 새벽글

'각자 받은 선물'

새벽 글 / 2022-3

by 지영훈

'각자 받은 선물' 2022년 11월 11일


선물이란 단어는 말만으로도 기분 좋다. 선물은 받을 때 좋지만 삶 속에서 선물을 준비하고 줄 때도 그 기분은 그 이유가 있어서 이겠지만 언제나 좋다. 사서 주어도 산 것을 받아도 좋다. 선물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지거나 내가 만들거나 했을 때 주고받을 때의 감동은 배가 되어 늘어난다.


자녀들이 제 손으로 선물을 만들어 주던 날들이 눈시울이 뜨거울 만큼 고맙고 고맙게 떠오르며 다가온다. 내 나이 사십되었을 때 종이꽃을 나이 수만큼 만들어 건네던 자녀의 손을 기억한다. 어느 나의 생일날, 점토로 케이크와 여러 요리를 담은 그릇을 조몰락거리는 손으로 만들어 한 상 음식상을 차려주던 자녀의 손가락도 기억한다. 입으로 들어가지 않은 음식이 어떻게 내 배를 가득 채우고 내 영혼을 그렇게 배불리 먹였을까? 포장지로 쓰였던 찢긴 백지의 종이에 몇 자 남아 있던 '엄마 사랑해'라는 글씨를 가슴에 새기면서 선물이란 어떤 것인지를 감각적으로 영혼은 알아차렸다. 마음을 담고 삐뚤거리는 글자와 그림들을 난 오래오래 보관하고 간혹 이사할 때 불쑥 튀어나와 잊어버릴 만하면 그립게 해주는 등장들이 즐겁고 새롭다.


보이는 선물, 그도 그러하다. 선물 속에는 보이지 않는 마음이 들어 있기에 감동하고 보이지 않는 마음을 건드리는 키가 될 것이다. 우리는 물질을 추구하는 것 같은 세상에 살지만 결국 그 안에서도 마음으로 다가오거나 다가갈 때 행복해하고 확인한 사랑을 발견하고 가치를 재 매김 하는 것이 아닌가!


생명이 끝없이 간다면 주인은 '나'일 것이다. 왜냐면 난 세상에 나왔고 내게 주어져서 내 마음대로 끝까지 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인생 백세 시대라고 한다. 의료혜택과 주거환경의 더 좋아진 여건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서 백세라고 하는 것이지 인생 백세에는 잘 살고 운이 좋거나 건강한 유전자를 지니거나 잘 관리하면 백세까지도 살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 행운 속에서 백 년만이 받은 선물이다. 지구나 자연의 나이를 생각하면 매우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하루를 사는 24시간의 가치를 생각하면 하루의 365일을 백 번 곱해야 하니 길기도 하다.


누가 주신 선물일까? 물론 생명이 선물이라는 전제에서이다. 이 생명을 선물로 받았다면 어디서 왔는지, 생명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질문을 진지하게 가끔 하게 된다. 소유가 많아지면 편리하고 행복해질 조건을 더 가질 수 있지만 생명의 끝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므로 생명이 있는 한에서 그에 속한 소유가 그 이름 속에 있을 뿐이다. 각자 받은 선물은 우선 생명이라 하고 그리고 받은 다른 선물은 무엇일까?


재능일까? 재능이라면 재능 중 어떤 것일까? 왜 교육하고 교육받는가? 최고의 수준으로 구하며 가꾸는 현대인들의 바쁨은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살아있는 동안 위해져야 하고 남을 위한다면 왜 그런지 알고 싶다.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이 생명이 누구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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