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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태완 Jun 27. 2020

미쳐버린 꿈이여

네가 하나도 없는 뜨거운 여름


수상한 졸음이 별 ᅢ신 쏟아지는 밤이었ᄃ 나는 꼭 죽을 것만 같ᅡ 최후의 신음을 뱉어다 ᅡᆫ제를 소상히 설명해ᅮ는 어떤 이의 배려 ᅵᇁ은 음성 내가 있는 ᅡᆫ 네 숨이 멎을 ᄋᆯ은 없을 거야 괜찮아
그 애가 내 어깨를 감싸 안ᅡ 야윈 목덜미에 맹독 같은 콧바람을 쉬ᅱ 뿜으ᅧ 말했다 몇 차례의 초성에도 뚫리지 않는 ᄃᆫ단한 허ᄑ와 한시도 마른 적 없는 선홍빛 ᅧ와 혀 거센 빗방울이 부리해진 이의 항의처럼 ᅵᆺ발치고 여름 ᄒᆼ을 잔뜩 뿌린 바람ᅵ 창틈을 비집고 들ᅥ와도 그 애와 ᄂ는 정ᅵᆫ을 잃기 직전에서 멈ᅯ있었다 정ᅡᆯ이지 내가 죽느 일은 생기지 않았다 거 봐 ᅫᆫ찮아 내가 있는 한 네 숨이 멎을 일은 없ᅳᆯ 거야 가만히 있는 나ᅳᆯ 세게 잡은 그 애가 이만ᅳᆷ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
그제야 나는 알았다 이 ᅨ절을 어서 건너야 해, 머뭇ᄀ릴 시간이 없다 미친 현실이 또 하 번 나를 뒤흔들어 깨ᄋ기 전에 이곳에서의 삶ᄋᆯ 조금이라도 더 살아야 한고 식은땀이 이마 위로 흐르는 족족 ᅳ 애의 입속으로 ᄇ리나케 도망쳐 들ᄋ갔다 갈증을 느끼ᅳᆫ 이파리의 목젖을 ᅳᆷ뻑 적셨다 나느 너를 거짓말ᄎ럼 사랑해 그ᅥ니 괜찮아 다시 한번 그 애가 나를 구석구석 핥으며 말했다 자기야 이건 꿈이 아닐까 그게 아니고서야 우리가 이렇게 고립된 숲의 초록색 바닥에 벌거벗은 몸으로 포개져 누워 서로의 존재를 더듬거림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걸까 동시에 그 애의 발바닥에 아스라이 돋아있는 썩은 뿌리를 목격했다 보기 흉할 만큼 문드러진 내가 건넨 수분이 한 움큼도 가닿지 않았다는 사실을 문득 알게 된 순간 이 꿈이 생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개미를 등쳐먹고 무당벌레의 편에 선 진딧물처럼 칼로 쏟는 집중호우의 습격을 옴 몸으로 받아 낸 마을처럼 그 애는 잘못이 없다 나를 거짓말처럼 사랑한다는 말은 틀린 적 없었다 비유는 예전에 죽었고 직설이 첫울음을 터트렸다 나는 밤새 타들어 간 목을 넉넉히 축이기 위해 물을 있는 대로 전부 삼키고서 그늘진 커튼을 걷었다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지금의 바깥은 처참하게 여기 버려진 이 삶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 린 각막을 뚫어지라 볕으로 쏘아대며 꿈 같았던 지난날들을 모조리 앗아갔다 이곳의 바깥은 그러니까 네가 하나도 없는 여름의 뜨겁고 너무 잔혹한 한낮이다
<미쳐버린 꿈이여>, 하태완 2020. 6. 27 씀. 사진 @a__mong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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