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자 혜 — 민족의 해방을 위해서 헌신한 독립운동가이자 간호사
우리는 흔히 영웅을 떠올릴 때,
전면에 나서서 큰 결단을 내리고 세상을 뒤흔드는 사람들 만을 생각한다.
독립운동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거사의 순간을 준비하고, 무기를 들고, 선언문을 낭독한 이들이 역사책에 기록된다.
그런데 그 영웅들이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펜과 총을 들지 않았지만,
그들을 위해서 붕대를 감고, 밥을 짓고, 잠자리를 마련해 준 이들..
'박자혜 선생님'은 그런 분이었다.
간호사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그녀는,
3.1 운동 독립만세시위때 부상자들을 치료했고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이필주 선생님과 연계해 간우회(看友會)를 조직했으며
남편인 신채호 선생님과 함께 끝까지 민족 해방을 위해 헌신한 신여성 독립운동가였다.
이름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 자리가 없었다면 모두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중요한 위치이지 않았을까?
회사에서 ‘성과’라 불리는 것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눈에 띄는 일들이다.
성과지표, 매출, 프로젝트 결과물.
하지만, 그 뒤에는 늘 보이지 않는 ‘묵묵한 헌신’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큰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화려하게 주목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십 번의 오타를 수정하고,
데이터의 작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늦은 밤까지 엑셀을 붙들었던 누군가가 있다.
그들은 강당에 서지 않지만, 그 노력이 없었다면 화려한 자료는 없었을 것이다.
또 있다.
매일 아침 제때 커피머신이 채워져 있고 회의실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것,
혹은 매달 아무 탈 없이 급여가 입금되는 것.
이 당연해 보이는 순간들 뒤에도,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수고가 있다.
문제는 그 '보이지 않는 수고'는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때만 그 존재가 드러나고, 기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가 시즌이 되면 성과표에는 늘 ‘숫자’만 남고, 보이지 않는 헌신은 종종 잊힌다.
그래서 때때로 그 헌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우리는 서운해진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아무도 몰라주지?”
하지만 박자혜 선생님의 삶은 우리에게 다른 관점을 던진다.
선생님은 아마 알았을 것이다.
나의 작은 헌신이 누군가의 큰 결단을 가능케 한다는 사실을.
내 이름이 크게 남지 않더라도, 그 자리가 없으면 광복이라는 역사 또한 이어질 수 없음을.
회사라는 작은 사회도 다르지 않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있을 때, 한 팀이 유지되고 조직은 성장한다.
성과를 직접 가져가지 않더라도,
그 헌신이 동료의 자양분이 되고 결국은 자신에게도 돌아온다.
매일 묵묵히 본인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두에게
오늘 하루,
알아주지 않는 수고를 했더라도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박자혜가 되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