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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셜L Feb 04. 2021

업무효율과 고양이의 상관관계

만수(3세, 부장님)

'고양이는 요물이다.'라는 말이 이런 뜻인지 몰랐다. 만수는 요물이다. 방심하면 사람 마음을 훔쳐가는 요물!





사실 나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지 몰랐던 때에 고양이 카페에 간 적이 있었는데, 온갖 눈물 콧물을 다 쏟아내는 바람에 그야말로 파김치가 되어 나왔다. 그래서 이 회사의 면접을 보면서 고양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정말 많이 걱정했다. (한 가지 고백하자면 면접에 붙고 싶은 마음에 고양이 알레르기가 없다고 말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거짓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입사 후 지금까지 약 4달간 만수와 한 공간에 있으면서 힘든 적은 없었다! 반려동물 입장이 가능한 건물이니만큼 청소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서 가능한 일인 것 같다. 




| 일찍 오는 직원을 좋아하는 만부장님 (feat. 근태관리)


만수는 출근을 일찍 한 선착순 1~2명의 직원에게만 부비부비 하는 깜찍한 애교를 보여준다. 하지만 3번째로 오는 사람에게는 얄짤없이 평소의 시크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만수의 마음을 얻으려면 일찍 출근하는 열정을 보여야 한다. 자동으로 근태관리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급한 일 때문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찍 출근한 날에도 만수의 애교와 함께하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다.


만수는 아침 출근시간 외에는 먼저 다가와서 살갑게 반기는 타입의 고양이는 아니다. 그래서 동물을 만지는 것을 싫어하거나 반기지 않는 사람도 만수의 존재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 걸어 다니는 마스코트

압도적인 귀여움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만수는 종로타워 19층의 마스코트이다. 그래서 공용 오피스 입주기업들과 만수 이야기로 소통창구를 틀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 두려움이 되고 삭막함이 체감되는 이 시기에, 밝은 대화 주제가 생기는 것이 반갑다.


파트너사에서도 만수의 근황을 궁금해하거나 보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만수의 근황을 접할 수 있는 Youtube 채널을 만들었다! 이름하야 '만수의 직장라이프'!

사무실 고양이 만수의 귀여움을 널리 알리고자 만든 채널로, 공용오피스에서 생활하는 만수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이 Pick한 만수의 매력 포인트를 한 곳에 모아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인 'cat_mansu'가 있다. 개인소장하고 있는 만수의 사진을 공유하여 자랑하고 매주 열리는 '만수 Best 사진 공모전'에 응모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만수라는 이름의 만병통치약


입사하고 얼마안된 나에게 만수는 그저 회사에 있는 귀여운 고양이일 뿐이었다. 하지만 만수가 진짜 내 마음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있다! 난생 처음 접하는 일들에, 해결하기 어려운 Issue까지 생겨서 머리가 너무 아픈 날이었다. 밥도 안들어갈만큼 지끈지끈한 두통에 진통제도 2~3알 먹었던 것 같은데, 효과가 없었다.


그때 내 옆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만수가 있었다. 그런 만수가 너무 반가워서 잠시 시간을 내어 만수를 쓰다듬기도 하고 신세한탄(?)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전과 점심시간 내내 나를 괴롭혔던 두통이 3-5분의 투자로 싹 사라졌다. 


하지만 여기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만수는 내 가방에 있던 고양이용 비스켓을 먹고싶어서 계속 내 곁을 맴돌던 것이었다! 집 근처에 있는 길고양이와 친해질 요령으로 편의점에서 구매했던 비스켓이 목적이었다니 아쉬우면서도 너무 웃겼다.


해당 에피소드는 만수의 유투브 채널에서도 볼 수 있다. https://youtu.be/n5x90DBJNWk?t=128 (2:20)

하루 사이 배가 빵빵해진 고양이..?! 한밤중 그에게 무슨일이?!!



이렇듯 만수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나의 회사생활에 활력소가 되어준다. 요즘 '최복동(고의 지는 최고의 료이다.)'라는 말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우리 회사에는 최복동도 좋지만 '최복만(고의 지는 만수)'이라는 말도 유효한 것 같다.


오늘도 잘 부탁합니다, 만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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