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당일, 회사를 떠나는 마음은 생각보다 홀가분했다. 나를 대신할 또 다른 이가 나의 업무를 인계받았다. 인수인계를 끝으로 공식적인 업무가 종료되었다. 입사 전쟁에 비해 퇴사는 너무 간단한 일이었다. 임금에 대한 정산과 근무일 정산 등이 끝나자 퇴사 절차는 완료되었다. 18시 정시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지막 퇴근 버튼을 클릭한 후 사무실을 나섰다. 아직 해가 떠있는 마지막 퇴근길이 생소했다. 그러나 외롭지 않았다.
나만의 옥상에서 퇴사 위로 파티를 열었다. 파티에 초대된 손님은 달과 수진 AP, 아니 수진 씨였다. 나는 달빛의 품 안에서 조용히 캔 맥주 하나를 따 수진에게 건네주었다.
“참 멋진 곳에 사시네요.”
수진의 말에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달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수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진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달은 만월의 얼굴로 우리를 위로해 주었다.
“이제 다 잘 될 거야. 그동안 수고했어. 수고했어.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