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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성 Feb 21. 2022

그리스도교의 훈련을 읽고

키에르케고어 "그리스도교의 훈련"

키에르케고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히 키에르케고어를 열정적으로 연구하는 이들에게 그의 저작 중 딱 세 권만을 자기 소유로 선택하라고 한다면 대부분 그 중 한 권에 "그리스도교의 훈련"을 선택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중요하다. 키에르케고어의 중요한 사상들이 모두 이 한 권에 녹아 있다. 내가 석사때 키에르케고어 논문을 쓸 땐 이 책을 읽지 않았었다. 그래서 내가 이해한 키에르케고어의 주관적 진리는 다른 이들의 해설서를 통해 습득한 것들이었다. 그렇기에 깊이가 없었다. 

또한 키에르케고어의 믿음 개념을 저술하고 출간할 때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의 저작은 반쪽짜리 책이 되었다. 나는 이 책이 기독교라는 범주에 한정된 저작이라 생각했기에 그리 읽기를 원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이 책은 그의 사상의 진수와도 같다. 합리주의가 진리인 세계에서 또 다른 영역의 진리에 대한 시야를 확장시켜주는, 아도르노의 말을 빌리자면 체계 밖에서 체계를 보는 시야를 생성해 준다. 우리는 우리의 진리관이 절대적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훈련"은 이런 독단의 잠에서 우리를 깨운다. 그렇기에 당신이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 더 무슨 긴 글이 필요하랴.

집어 읽으라. 이 책이 당신의 세계관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집어 읽으라. 이 책이 당신을 독단의 잠에서 깨울 것이다. 오 나의 독자들이여 이 위험한 책을 그대들에게 추천한다.

집어 읽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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