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와 진리
11월 22일
스스로 내 가치를 높게 평가하자...
나는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제시하기보다는, 남이 알아서 내 가치를 알아주고 거기에 맞는 대우를 해 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나름대로의 이유와 근거도 있었다.
내가 억지로 내 것을 챙기려고 하면, 내가 손의 크기와 힘만큼만 얻을 수 있지만, 나보다 힘 있는 사람이 나를 인정하면, 내가 원하는 것 이상, 그리고 내 생각 이상으로 기회와 대우를 해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그것이 통했다. 어찌 보면 흙수저이고 연줄도 없는 내가 좋은 기회를 얻어 상대적으로 젊은 30대 후반에 공공기관 해외지사장을 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떠나게 되었을 때, 나는 깨달았어야 했다.
나의 생각은 ‘일리’ 있기는 하지만, ‘진리’는 아니라는 것을..
‘일리’ 있다는 이야기는, 어떤 특정 상황과 맥락 속에서는 작동하나,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에게 주어진 특정 상황과 맥락은... 사실 이 세상에서 소수의 운 좋은 사람만 얻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인정받는 분위기의 회사, 그리고 나의 진심과 순수함을 알아주는 상사, 더 좋은 대우를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라도 해주는 상사, 직속 상사가 이상해도 그 위의 상사들이 나를 보고 어려운 직속 상사 밑에서도 잘 참고 좋은 성과를 내는 나를 인정해 주는 곳, 그리고 저 위의 사장님까지도 나를 눈여겨보고 어떻게든 챙겨주려는..
그러나, 40대 중반.. 세상에 홀로 던져졌을 때, 이전의 상황은 나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상황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이 세상의 평균이 아니리라...
그동안 나를 인정해준 것이 내가 못났는데 잘 봐주신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고 괜찮은 직원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자 믿자.
그리고, 이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지 말고,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신감을 가지고 대하자. 나를 귀하게 대하자.
나를 비싸게 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