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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침잠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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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항녀 Jul 15. 2024

객관(1)

국제판결지원사무국(Office of International Judgement Support)에서는 오늘도 수천 건의 사건에 대한 증거자료, 진술서를 USB에 담아 하늘로 쏘아 올렸다.


지구 최고지식체인 인간이 스스로 사건의 옳고 그름을 판단, 판결하는 것에 더 이상 신뢰를 갖지 못했다.


2184년 현재, 인간들은 과학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으나 수차례 전쟁, 많은 국가들의 경제•문화적 몰락을 겪으며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오류를 범할 수 있는지 인지하기 시작했다. 불합리한 선택으로 많은 피해를 겪었다. 흔히 인간들이 판단을 맡길 때 바라오던 ‘제3자의 객관적인 판단’은 인간에게 자신들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것임을 알게 되었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학연, 지연, 혈연 그 외의 수많은 이해관계, 그리고 감정을 100% 배제하여 판단하기 어려웠고, 이러한 인간적인 특성들은 객관성, 정당성, 합리성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한 문제로 억울한 사람, 손해를 보는 사람, 부당하게 큰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 격차는 감당할 수 없이 커져가 다수의 힘없는 인간들이 모여 소리를 내게 만들었고 그 체계를 무너뜨렸다. 그나마 믿었던 AI조차 개발자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을 배제하여 공정한 판단을 하기에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존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들은 진정한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 ‘제3자’를 찾기 시작했다. 지구 밖, 외계에서.


지구상 생명체가 아닌 외계의 그 무언가에게 판단을 맡기기로 결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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