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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항녀 May 24. 2024

사건의 개요(스토킹, 협박 등)

2022.10.~2023.06.

내가 써온 글들의 중간중간 사건에 대해서 말을 해왔다.


그렇지만 사건에 대해 털어놓기까지 용기는 나지 않아

최대한 유쾌하게 지나가려고만 했다.


고소, 파면 등등


이제야 내가 겪은 일들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제 진정으로 시작될 싸움에 대해서도 써보려고 하고, 이를 통해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벗어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는 당시 신입사원이었다.


그는 나보다 두 계급이 높은 상사였다.


그에 대한 안 좋은 후문들은 익히 들어왔지만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편견 없이 지내고자 했다.


그가 나의 상사로 있을 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진정한 선배가 생긴 기분이었다.


그런 일상 속에 그가 그의 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내가 느낀 그는 혼자 지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가 타겟이 되었다.


그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나는 그를 밀어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는 나에게 ’ 회사를 그만두게 만들어주겠다.‘는 협박으로 나를 불러내었다.


그는 내가 그의 말을 듣지 않으면 공포 그 자체였지만 그가 의도한 대로 내가 그와 저녁을 먹어준다거나 동행을 해주면 세상 다정한 선배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나는 그러한 그의 행동에 점점 공포를 피하기 위해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때 내가 느낀 것은 사람은 쉽게 훈련된다는 것이다.


극도의 공포감과 극도의 안도감을 반복하여 주게 되면 극도의 공포감을 피하고자 노력한다.


나는 그의 요청을 들어주었을 때의 안도감, 안정감에 들어있고 싶었다.


훈련이 된 것이다.


그래, 그의 말을 들어주면 나는 공포에 떨지 않아도 돼.


그는 내 주변 사람들을 하나둘씩 멀어지게 하려고 했다.


고립시키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그가 나에게 했던 폭언, 폭력은 나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그는 말했다.


그가 이렇게 불안정한 이유는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 때문이라고.


이런 장치들을 이용한 그는 나의 동정심을 얻어내며 순종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이런 상황들이 하루이틀이 아닌 수개월을 견디다 보면 착각에 빠진다.


내가 그를 구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정말 그의 말대로 나만 그의 곁에 있어주면 그의 모든 아픈 점들이 치유되지 않을까.


이상한 영웅심리도 발동한다.


하지만 나는 느낀다.


느끼지만 이미 생긴 동정심을 외면하는 것도,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그의 폭력성을 피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귀신을 무서워하던 내가 결국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말을 이해를 해버렸다.


그러나 나는 행동했다.


내가 그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서, 내 가족을 지키지 위해서 나도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그 무기란 것은 애석하게도 그가 나에게 했던 폭언과 음담패설, 그리고 협박을 하던 통화내용 들이다.


무기란 게 나에게 힘을 줘야 하지만 사건을 진행하면서 나는 그 무기들을 다시 꺼내 나 스스로를 상처 입히고 그 순간들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나 역시 다치게 되는 손잡이 없는 칼날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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