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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항녀 Jun 06. 2024

길이 찾아지는 순간들

리쌍 길 아님

나는 길을 잘 잃는다.


의욕은 넘치고 끈기가 약하기 때문이다.


불같은 성격에 하고 싶은 건 일단 시작하고 생각한다.


하다 보면 체력이 달리고 예상치 못한 벽을 만나 주저앉곤 한다.


하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


왜냐하면 가끔 불같이 시작한 일에 마치 일부러 적당한 좌절을 겪게 만드는 것 같이 하다가 갑자기 길이 생긴다.


대학을 다닐 때도 그랬다.


취업목표는 공무원으로 잡았다가 충동적으로 약 2년간 휴학하고 준비를 했지만 실패하고 좌절하고 복학을 했는데 갑자기 어떤 선배의 홍보로 모기업 인턴자리가 보였다. 그 인턴자리를 얻어냈고 일하다 보니 그 직장의 선배들과 친해져 이런저런 조언과 도움으로 비슷한 결의 기관에 취업했다.


뭐 이런 식으로 ‘갑자기’, ‘뜬금없이’ 시작한 일들에 길이 생기곤 한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약간의 좌절과 고비를 곁들여서 말이다.


그럴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런 순간들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길이 생긴다.


놀랍다.


생판 알지도 못하던 사람과 어쩌다 소통이 되어 이런저런 일들을 해보고,


내가 부족한 부분들을 같이 메꿔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난다랄까.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내 삶도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갑자기’, ‘뜬금없이’ 해보면서 살려고 한다.


그럼 꼭 어디선가 ‘귀인’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내 수호천사가 그런 분들을 이어 줄 것이라 믿는다.


어떨 땐 끊어지고, 또 필요할 땐 길이 이어지는 순간들이 모여 내 삶이 더 빛나지 않을까 싶다.


내 삶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분들의 삶도 같이 빛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나는 아무래도 인복이 넘치는 사람인 것 같다.


아니면 사람 인생이 다 그렇게 짜인 걸까.


그런 거라면 이 시스템을 구축한 무언가는 대단하다.


매우 흥미진진하게 한평생 살다가게 만들어주니까랄까.


한편으로는 굳이 편하게 살게 해 줄걸 굴곡을 주는 걸 보면 짓궂은 것 같기도 하고.

주절주절


글을 거의 매일 쓰다가 며칠 놓았더니 잘 안 잡힌다.

(변명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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