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나를 소개하는 일은 늘 몹쓸 불안을 야기해. 새로울 것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 나도 내가 싫증 나고 따분해서 당장 잠들어 버리고 싶은데 말이야.
굳이 나에 대해 말하자면 막연하게 다른 존재가 되고 싶을 때가 많은 인간 정도로 해둘게. 마음이란 건 해독하기 어려운 암호 같아. 흔한 사람이 되지 못할 까 봐 외로워지고 흔한 사람이 될까 봐 슬퍼지거든.
삶이라 부르는 것에 예의를 갖춰볼까 해. 부끄럼 없이 사랑을 갈구하고 싶어.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마지막 순간의 내가 살아온 날들 중 가장 예쁜 얼굴이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