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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컨리 Oct 04. 2020

보이스피싱과 비슷한 불법 텔레마케팅

새 휴대폰에 현혹되지 마라.


종종 뉴스, 신문, 주변 사람들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곤 한다. 수법이 다양해 뿌리 뽑을 수가 없는 듯하다. 몇 년 전 가족 중에 당할뻔한 일도 있었다. 아무 피해 없이 넘어갔지만, 순간적으로 넘어갈 뻔했다고 말했다. '직접 당해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라는 말과 함께 "조심해"라고 당부했다. 그런 일들이 내겐 없을 줄 알았다.




당신도 당할 수 있다.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런 상황을 직접 경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때까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일을 겪고 나서야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다들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일이다. 아침 10시쯤 모르는 번호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평상시 같았으면 받지 않았을 전화다. 전화를 받아도 그냥 끊었다. 그날은 이상하게도 종료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나: 여보세요~

직원: 네~ 고객님 안녕하세요. KT 공식 대리점입니다.

나: 네 그런데요.

직원: 다름이 아니오라. KT를 꾸준히 쓰고 있는 고객님들에 한해서 최신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이벤트 혜택에 당첨이 되어 전화드렸습니다...(생략)

이야기를 쭉 듣고 덜컥 대답을 해버렸다. "그렇게 할게요."


맞다!! 불법 텔레마케터의 전화를 받았다. 대답을 했지만 찝찝한 마음이 물밀듯 밀려왔다. 전화를 끊고 포털사이트 검색과 주변 지인(휴대폰 업종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연락을 했다. 좋은 말이 없었다. 사기는 아니지만(불법임.)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입한 게 아니라고 말해 주었다. 그 말을 듣고 휴대폰을 취소하려고 전화를 했다. 아뿔싸!! 처음 걸려온 전화는 연락이 안 되는 번호다. 이 말을 했을 때 의심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틀 뒤 우체국 택배로 제품이 왔다. 포장을 뜯지도 않고 보낸 사람에 기재된 연락처로 전화를 했다. 취소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돌아온 답변은 "담당자가 지금 다른 업무를 보고 있으니 나중에 연락을 준다는 것." 한참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 다시 전화했다. 2번 정도는 전화를 받자마자 끊는 게 아닌가!! 뭐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6시간이 지난 뒤에 담당자란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 택배는 잘 받았지만 휴대폰을 반품하고 싶습니다.

휴대폰 담당자: 반품 사유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나: 마음이 바뀌어서 반품하려고요.

휴대폰 담당자: 그런 이유로는 반품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으신가요?

나: 아니... 단순 변심도 7일 이내에 반품이 된다고 하는데 왜 안 되는 겁니까?

휴대폰 담당자: 고객님은 이벤트를 통해 구입하신 거라 단순 변심으로는 반품이 어렵습니다. 고객님이 구입하지 않으셨다면 다른 고객에게 기회가 돌아갔을 건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반품은 어렵습니다.

나: 그럼 다른 고객에게 기회를 주면 되겠네요... 반품 처리해주세요.

휴대폰 담당자: 이벤트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이상 단순 변심으로는 반품이 어렵습니다.

( 이 후로 담당자는 10분 동안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 해결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일단 전화를 끊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0622967&memberNo=30305360   

http://www.dailycnc.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811




칩 히스, 댄 히스 형제가 쓴 "스틱"을 읽었다. 이 책에서 우리들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를 만들 수 있는 6가지 원칙들이 있다고 말한다.


1. 단순성(Simplicity)
2. 의외성(Unexpectedness)
3. 구체성(Concreteness)
4. 신뢰성(Credibility)
5. 감성(Emotion)
6. 스토리(Story)


이번 일을 겪으면서 6가지 원칙들을 활용해 누구나 탁월한 메시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누구나 활용 가능하다. 어찌 보면 텔레마케터도 이러한 원칙들 중 하나를 활용해 휴대폰을 구매하게 만들었다. 텔레마케터는 단순성의 원칙을 활용해 휴대폰을 구매하게끔 설득했다.


우리는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 왜 어려움을 느끼는 걸까? 따지고 보면 어려운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저 다른 것에 비해 좀 더 "중요한 목표"를 앞에 두면 된다. '이로운' 목표보다 "결정적인" 목표를 우선으로 선택하면 된다. 무엇이 "결정적(일의 결과를 판가름할 만큼 중요한 것)"이고 무엇이 '이로운(이익이 있다)'지 간단히 구분할 수 없으면, 이 둘의 경계선은 무척 모호해진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들' 중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많은데 그런 류의 복잡성은 사람들을 얼어붙게 만든다.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극대화될 때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릴 확률이 크다는 심리연구 결과도 있다.    


심리학자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엘다 샤피르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의 결정이 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중략) "불확실성"이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경우에도 그 자체가 판단력을 마비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샤피르와 또 다른 동료의 다른 연구는 마비 현상이 선택에 의해 발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대학생인 당신이 다음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하자. 어떻게 하겠는가?
1. 당신이 존경하는 작가가 단 1회 여는 강의를 듣는다.
2. 도서관에 가서 공부한다.
(1번에 비해 '2번'은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2번'을 선택한 학생은 "21%"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세 개의 선택권이 주어졌다고 하자.
1. 강의를 들으러 간다.
2. 도서관에서 공부한다.
3.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러 간다.
(세 개의 선택권을 받은 다른 학생 집단에서는 "40%"가 2번을 선택했다.)

-스틱-


번째 집단에 비해 배나 많은 수치다. 도서관을 대체할 있는 개의 바람직한 제안이 제기되자 모순적이게도 다른 한쪽을 선택할 확률이 줄어들었다. 이런 행동양식은 전혀 '이성적'이라 수 없다. 우선순위 설정은 사람들을 결정의 고뇌로부터 구해준다. 다시 내 이야기로 넘어가면 난 우선순위 설정을 잘못해 버렸다.


1. 통화를 끊는다.

2. 이벤트에 당첨된 휴대폰으로 바꾼다.

3. 쓰고 있던 휴대폰이 멀쩡하기 때문에 거절한다.


통화를 하는 순간 이벤트에 당첨된 최신형 휴대폰으로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우선순위로 생각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텔레마케터는 고객의 니츠를 잘 파악해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어 상품을 판매한 것이다. 핵심을 찾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 전화를 받고 5일 동안 휴대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을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 텔레마케터의 고객 응대에 대해 불쾌함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소비자 보호원에 따르면 "단순변심"도 구입한 날로부터 7일 이내 반품을 하면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동 통신법에 명시되어 있다.


텔레마케팅도 마케팅 방법의 한 종류지만 거기서도 불법적으로 하는 곳이 매우 많다. 보이스피싱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굳이 안 싸도 될 물건을 구매하게 만든다. 사기를 당한 건 아니지만 불법 텔레마케팅에 노출되었다. 이 일을 통해 많은 시간과 감정, 돈(택배비를 지불함.)소비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핵심 메시지"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에 대해 각인시킴으로써 잘못된 선택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잘못한 선택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에서 말한 6가지 법칙을 활용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만들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갈 것이다.

보이스 피싱과 같은 불법 텔레마케팅에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



참고 도서

< 스틱 > 칩 히스, 댄 히스 지음.


http://www.yes24.com/Product/Goods/3511229?OzSran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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