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변화 받아들이기
사람마다 임신 후 신체적 변화의 양상이 다르다고 한다.
임신 25주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를 뒤돌아보면 그래도 무지막지한 큰 변화 없이, 부정적인 이슈없이, 무난하게 임신기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임신 7주쯤부터 15주쯤까지 살이 빠질정도로 입덧을 했던 것은 벌써 다 잊었나보다..ㅎㅎ)
최근들어 나를 괴롭게하는 변화는 바로 '변비'와 '소화불량'이다.
임신 중기부터 섭취하기 시작한 철분 때문인지, 평균 4일정도는 배 속에 음식을 묵혀두어야 겨우 신호가 올까말까다. 심할 때는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날도 있었다.
평소 약 먹기를 싫어하는 나는 키위, 고구마, 사과, 양배추, 요거트 등 변비에 좋다는 음식을 지속적으로 사먹으면서 버티다가 결국 병원에가서 변비약을 처방받았다. 그마저도 죽을 것 같이 힘들 때 아니면 약을 먹지 않고 있어서인지 상황이 쉽게 호전되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동시에 입맛은 왜 이렇게 좋아진건지,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한걸 알면서도 먹을 때는 연신 '맛있다'를 외치며 수저를 쉽게 놓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그리고서는 밤마다 남편을 불러 등과 배를 마사지하게 하고, 남편의 손을 이끌고 동네 한마퀴를 돌고야 만다. 그것도 부족하면 유튜브에서 '임산부 유산소 운동'을 검색해 10분이라도 움직여본다.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런지.
아기가 점점 커지면서 이제 바지를 입는 것이 버거워지고 있다. 가끔 숨쉬는 것에 불편감을 느낄 때도 있다. 오른쪽 갈비뼈 밑 통증이 종종 '헉'할 정도로 크다. 잦은 소변과 답답함으로 인해 잠을 푹자지 못하는 것도 이제는 일상이다.
신체적 자존감도 떨어진다. 거울을 보면 급격하게 볼품없어진 웬 낯선 여성이 보인다. 피부가 누렇게 뜬, 언발란스하게 앞머리에만 하얗게 브릿지를 한(원래 앞머리 새치가 심한 편인데 임신 후에는 염색을 하지 않고 있다.) 여자가 볼록한 배와 크지만 예쁘지 않게 쳐진 모양새를 한 가슴을 비춰보이며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다.
'임산부라서 괜찮아.'라는 말을 주변사람들이 해주어도 사실 괜찮지 않다. 출산하면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 뿐만 아니라 내 모든 근육과 관절들은 무사할까? 누군가는 출산후에 머리가 많이 빠진다고도하고 시력이 나빠진다고도 했다.
이제 꽤 임산부다워 보일정도로 나온 배를 쓰다듬으며 뭉클한 마음으로 "아가, 잘 있지?"라는 안부를 물으면서도 그 아가로 인해 변해버린 내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이 마음에 죄책감을 가지면 안되겠지?
입지도 못할거면서 예쁜 가을 옷들을 검색하고 있는 나
먹지도 못할거면서 맛있는 제철 생새우와 횟감 먹방을 보고 있는 나
사실은 지난 6개월간 '임신' 하나만을 기다리면서 휴직했었던 그 간절함에 비하면 이정도는 버틸만 한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