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물품 개미지옥

뭐이리 선택할 게 많아?

by OHarmony

초산모는 모든 것이 새롭다.

출산 3개월을 앞둔 임산부가 새로이 알게된 세상은 '아기물품'이라는 신세계(라고 쓰고 '개미지옥'이라 읽고싶다)이다.

'아기'라는 새로운 손님이 우리 집에서 먹고, 자고, 싸고, 생활할 것임을 대비해서 예비 부모는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만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생긴다.


사실 나보다 훨씬 계획적이고 경제적인 남편으로 인해 임신 초기부터 '아기 물품은 사야 할 것이 많다.'정도로 알고 있었다.

임신초에는 입덧으로 인해 충분히 관심갖기가 힘들었고 임신 중기가 되서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소위 '아기물품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개개인마다 필요하다고 하는 물품의 종류와 갯수가 다 다르고 물품에 대한 평가도 각양각색이라 무엇 하나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벌써 베이비페어는 3번이나 다녀왔고 지역내에 있는 아기물품 판매점도 여러번 돌아다녔지만 좀처럼 선택의 폭이 좁아지지 않았다.

먼저 아이를 낳은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아도 의견이 모이는 법이 없었다.

인터넷에 특정 종류의 물품을 검색하면 '국민템 000'부터 '고급형 000'까지 그야말로 개미지옥이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던데 솔직히 그 많은 물품들에 대해 계속 검색하고 찾아보고 실물을 보기까지 하면서 선택해야 하는 것이 나에게는 버거웠다.

다행히 남편이 나보다 더 쇼핑을 재미있어하고 최저가를 찾는 능력이 뛰어나서 최근에는 내가 원하는 물품과 그 갯수만 일러주면 그가 빠르게 구매를 해주는 식으로 출산 준비를 하고 있다.

일부 물건들은 아기가 뒤집기를 하기 전까지밖에 못쓰기도하기에 구매가 망설여지는 것도 있고 타인이 쓰던 깨끗한 물건들을 당근해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예전에는 그만큼 아기물품이 다양하지도 않았을텐데, 그래도 우리는 잘만 성장했는데.

그 중에는 아기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물품들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부모의 편의성을 위해 만들어진 물품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부모가 될 것이기에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은 좋다고 해야하지만 아기를 낳기도 전에 피로감이 밀려오는 건 어쩔수가 없다.


사실 점차 다가오는 출산예정일로 인해 신체적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임신했다는 사실이 너무 벅차게 감동적이다가도 출산, 육아가 현실이 된다는 것이 두려워서 외면하고 싶기도 하다. 시간이 남으면 아기 관련 영상이나 자료를 찾아보다가도 나도 모르게 내 개인 흥미거리 위주의 활동으로 넘어가버리곤 한다.


진짜 부모가 되면 아이를 위해 더 많은 것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겠지?

나를 포기하고 잠시 넣어둬야 하는 경우가 많겠지?

아기 물품 구매부터 벌써 힘들어하는 나. 부모 노릇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