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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armony Nov 09. 2015

16. 귀 기울여 줄 수 있는 사람

할 말이 많은 이들의 귀가 되어주는 것

아이들을 매일 만난다.


내 옆에 와서 조잘조잘 이야기한다.


집에 있는 햄스터가 너무 귀엽다는 이야기

어제 동생이랑 싸워서 속상한 이야기

지난밤 꾼 꿈에 이상한 괴물이 나왔다는 이야기

짝궁을 바꿨는데 마음에 안든다는 이야기

음악시간에 오카리나를 부는데 친구가 더 잘 분것같아 부끄러웠다는 이야기

내 귀가 10개였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들


그리고


상담실에서도 이야기한다.


오빠가 욕을 해서 집에 들어가기 무섭다는 이야기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이유없이 자신을 피해다녀서 눈물 나고 교실에 있는 것이

괴롭다는 이야기

수업을 너무 듣기 싫고 학교 오는 것이 힘들다는 이야기

3년전 왕따 당한 기억때문에 자꾸 우울해진다는 이야기

어젯밤 엄마와 아빠가 물건을 던지며 싸우는 바람에 잠을 못잤다는 이야기


나는 그저 들어준다.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계속 찾아온다.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구나

너희...


사실 어른들도, 나도 그렇단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 한명이 필요한 순간들..


부족하지만

너희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줄 수 있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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