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나면 10번 정도 알람이 울리고 핸드폰은 조용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고마운 분들이 새 글 알람에 맞춰 공감을 눌러주시고 작지만 소중한 구독자님께서 읽어주시면 10번의 브런치 알람은 종료된다.
그런데 <친정아빠의 첫 외제차>를 올리고 다음날이었다. 브런치에서 조회수가 1,000을 넘었다는 알람이 왔다. 통계에 집착하는 여자라서 조사에 들어갔다. 브런치스토리 통계에 들어가 보니 '기타'라는 곳에서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었다. 지난 경험을 통해 다음(DAUM) 메인 어딘가에 내 글이 올라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다음 사이트를 샅샅이 뒤졌다. 보통 홈&쿠킹에 글이 올라가기 때문에 스크롤을 내려가면서 <친정아빠의 첫 외제차> 제목을 찾았다. 그런데 어디에도 나의 글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번에도 이처럼찾지 못하고 포기한 경험이 있기에 핸드폰을 덮었다.
그런데 "띵똥" 알람이 계속 울리더니 조회수가 10,000을 돌파했다!
다음 메인에 올라갔어도 10,000을 넘은 적은 없었다. 난생처음 보는 조회수에 심장이 벌렁거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어디에 글이 올라가있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견했다! 홈&쿠킹이 아닌"직장IN"에 <친정아빠의 첫 외제차> 글이 있었다. 야호~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드디어 찾은 것이 신났고 오랜만에 메인페이지 안의내글을 보는 것이 흐뭇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보통 메인에 올라가도 길어봐야 하루 뒤에 내 글이 사라진다는 것을. 조회수 또한 하루 반짝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48시간이 지나도 글이 메인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당연히 조회수는 이틀 동안 10,000 뷰 이상을 찍으면서 20,000 뷰를 넘은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10,000 뷰가 넘으면 더 이상 알람이 오지 않는다. '조회수가 20,000을 넘었습니다'라는 알림은 오지 않는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 조회수는 300으로 내려가더니 평소와 다름없이 한자리 숫자의 평범한 날로 이어졌다.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일은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쓰는 나에게는 깜짝 이벤트 같은 선물 같다. 하지만 달콤한 사탕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어떤 글을 쓰면 메인에 올라갈까?'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고 있는 걸 보면 독이 든 사탕을 깨문 것이다.
심지어 조회수가 높았던 날 이후 새로운 글의 제목은 3번이나 바꿨다. 제목으로 다음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어 메인에 올라가려는 얄팍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부끄럽지만 관종 같은 행동을 했던 것이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
이번주 수요일도 어김없이 글을 올려야 하는 '친절한금금의 브런치데이'날이었다. 하지만 나는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조회수에 대한 집착은 부풀어 오른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사그라 들었다. 문제는 일주일 동안 있었던 사건을 표현할 깜냥이 안 되는 것이었다.
누군가를 위해서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나를 치료하는 글쓰기를 하고 있는나 홀로 작가다. 하지만 브런치스토리라는 공간은 사적인 일기의 한 페이지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솔직할 수가 없다. 누군가를 흠집 잡는 일, 비난하는 글은 혹시나 볼 수 있을 염려가 되어 둘레길을 걷는 마음으로 쓰면서 나를 다스리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글로 표현해서 나타내고 싶은데 따라주지 않는 실력을 씁쓸해하며 수요일을 보내버렸다.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글의 조회수가 1만이 넘는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대단한 무엇이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회수는 숫자일 뿐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었다.
변하지 않는 건 글쓰기가 나를 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좋은 치료제라는 것. 일상의 기록으로 나를 기억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친정아빠의 첫 외제차>의 댓글을 보니 바라는 것이 생겼다.꾸준한 글쓰기가 이어지는 어느 날에 소란한 나의일상을 담은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따스함을 전달하고 미소 짓게 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