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열차 DMZ 트레인을 타고 떠나는 주말여행 -
평화열차 DMZ 트레인을 타고 떠나는 주말여행
12월 1일.
2018년도 마지막 달 첫날이다. 오늘은 이 해 중에 가장 특별하게 느껴지는 토요일이다.
해마다 한두 번씩 버스를 타고 비무장지대(DMZ)를 다녀왔지만 오늘은 평화열차를 타고 간다. 저 멀리 북녘에 있는 고향집까지 가는 것처럼 마냥 설레며 신난 듯 하지만 마음은 천근만근 무겁다.
수많은 아픔들이 여기를 찾아 간절한 바람으로 소원의 발자국 남겼으리.
2012년 8월 처음으로 DMZ를 찾았을 때!
북한 땅을 바라보며 죄책감과 그리움이 화산처럼 폭발해 오열을 터뜨렸었다. 그 후로 자주 찾게 되었고 항상 DMZ에 갈 때마다 고향에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 했었다.
시간이 약이라고...
지금은 처음처럼 울지 않지만 마음속 어딘가에 꼭꼭 감춰둔 그리움의 상처는 곪아가고 있다.
어떻게 아물지? 언제 터질지 나 자신도 모른다.
이 열차 만은 DMZ 구애받지 말고 달렸으면...
지금도 나를 기다리며 열려있을 고향집을 향해,
꿈에도 그리운 내 고향집까지 멈추지 말고 가 줬으면...
다행히 해님이 울적한 이 마음 헤아리듯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로 위로해주며 반겨준다.
우리는 서울역에서 DMZ 평화열차 3호칸에 타고 임진강 역을 거쳐 도라산역에 도착하였다. 중간 역에서 승차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외국인들도 몇 명 보였다.
임진강을 지날 때 고향에서 즐겨 부르던 노래 <림진강(임진강)> 떠오른다.
고향이 못내 그리워진다. 노래 가사를 자연스럽게 개사하면서 마음으로 불렀다.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고/
뭍 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북쪽 땅) 가고파도 못 가니/
임진강 맑은 물은 원한 싣고 흐르느냐/
임진강역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도라산 역에 도착하였다. 여기서부터 기다리고 있던 셔틀버스를 타고 관광투어가 시작되었다. 버스는 조금 달려 도라산 평화공원에 도착하였다. 도라산 평화공원에서 "도라산을 왜 도라산이라고 했는지?" 도라산의 유래에 대해 가이드가 재밌게 해설했다. 그리고 역사 해설과 함께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평화조형물들을 감상하였다. 드넓게 펼쳐진 평화공원 중간쯤에 위치한 꽃사슴 무인매점이 인상 깊었다. 무인매점 뒤 쪽에 사슴 7마리가 울타리 안에서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는데... 자유가 없는 듯 조금 서글프게 느껴졌다.
드디어 도라산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도라산 전망대가 위치를 이동해 새롭게 단장하였다. 북한 땅이 더 잘 보이는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이전했지만 미세먼지로 환히 볼 수는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러나 마음은 저 하늘 흰구름에 실려 끝없이 고향으로 달려간다.
도라산 전망대에 올라 북녘 땅 바라보며 안부를 묻는다.
동구 밖 저 멀리 사랑하는 어머니 모습 안겨오고
어릴 적 함께 뛰놀던 소꿉놀이 친구들이 살고 있는 곳
30년의 내 삶이 있는 그곳까지 기차를 타고 달릴 수 있기를!
꼭 이 생에서 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도라산 역은 한반도 남쪽의 마지막 역이다. 이 역이 마지막 역이 아니라 고향으로 갈 수 있는 시작 역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