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약해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버티려고 그래?”
처음엔 농담처럼 들렸다. 조금 웃어넘기면 되는 말 같았다. 그다음엔 충고처럼 들렸다. 세상을 먼저 살아본 사람의 현실적인 조언처럼. 어느 순간부터는 무서운 예언인 듯 들리기도 했다.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라는 단정처럼.
마음은 타인의 말 위에 오래 머문다. 스쳐간 표정 하나가 하루의 방향을 바꾼다.
비교 앞에서는 쉽게 작아진다. 세상은 단단한 사람을 좋아하는 듯하다. 빨리 잊고, 빨리 일어나고, 상처에 대해 길게 설명하지 않는 사람들. 그 속도에 익숙하지 않다. 한 번 겪은 일 앞에 오래 서 있는 편이다.
왜였을까, 어디서 어긋났을까, 혹시 정말 잘못한 건 아닐까. 질문은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묻게 된다. '이 정도의 약함으로 괜찮은 걸까.'
이상한 점은 그다음에 있다. 약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완전히 떠난 적은 없다는 사실. 쉽게 상처받았지만 쉽게 포기하지는 않았다. 많이 흔들렸지만 자리를 비운 적은 없었다. 가지고 있는 힘이 단단함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돌아오는 성질'에 가깝다. 흩어졌다가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세상이 거칠다고 해서 함께 거칠어져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약하다. 그러나 사라질 만큼은 아니다. '흔들리면서도 결국 다시 앉는 사람.' 이 말이
아직은 등을 조금 받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