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대방의 다름을 이해하고 그것에 공감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편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최대한 그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생각 이상으로 큰 힘을 발휘한다. 반면에 타인의 약점이나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태도는 상처와 또 다른 갈등을 조장해 씁쓸함을 남긴다.
일전에 내가 함께 일했던 교육회사에는 유독 다른 사람의 결점을 찾아내어 그 결점을 제 3자에게 지적하기를 좋아하는 J과장이 있었다.
“그 후배는 첫인상이 너무 안 좋았는데, 역시나 일을 시켜보니까 업무 처리도 엉망이더라고요.”
“**씨는 확실히 내적인 문제가 있어요. 말투에 힘이 없고, 눈빛도 이상하고 말이죠.”
아마도 한 두 번이었다면 듣고 흘리면 그만 이었겠지만, 만날 때마다 사사건건 주변 사람이나 타인의 흠잡기에 골몰하는 그의 태도가 불편하게 다가왔다. 정작 당사자가 옆에 있을 때는 칭찬을 퍼붓거나 긍정적으로 대하는 이중성을 보이기도 해서 의아함을 자아냈다.
‘아, 이분은 지금 앞에 있는 나의 결점마저도 찾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 이야기를 마음대로 하고 있지는 않을까?’
항상 어떤 상황에서든 상대방의 약점이나 결점을 찾아내는 것을 습관으로 삼는 그의 태도가 불편함을 넘어 불쾌함이 되어버렸다. 하루라도 남의 뒷담화를 하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심심한 듯 보이던 이 사람. 결국엔 나마저도 품격 낮은 그에게서 마음이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과장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한 직원이 급기야 퇴사를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아마도 J과장의 ‘습관성 험담’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인간관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타인의 약점과 흠을 찾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람만이 가진 장점을 찾아내기 때문에 인정의 한마디로써 상대의 호감을 얻는다. 결국 자기편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스스로의 품격을 높이고 평판을 높이는 효과까지 내는 것이다.
“우리 기업이 일하는 방식 중엔 ‘즐겁게 충돌합시다’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을 존중하며 배려하는 문화를 가진 조직을 지향하는 것이죠. 아주 긍정적인 조직문화이지만, 한편으론 다른 의견은 이야기하지 않는 문화로 흘러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세대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되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즐겁게 충돌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유한킴벌리 CEO 진재승은 금요일마다 진행하는 ‘퓨처톡’ 프로그램을 통해 35세 이하의 MZ세대로만 이루어진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세대 간의 소통이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 서로 다른 성향의 구성원을 비판하기보다 이해하고 열린 소통으로 공감을 만들어 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리더십 비결을 전한다.
아울러 미국의 심리학자이며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성의 근원을 이루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소망'이라고 단언한다. 범위를 넓혀보면 인류의 문명 또한 인간이 인정받고자 하는 소망에 의해 발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비판으로 선을 그을 것인가, 이해하며 화합할 것인가. 모든 인간관계와 소통에의 올바른 방향성은 이미 정해져 있다. 혹시라도 지금 나와 다른 상대방에게 당황스러움을 느낀다면, 스스로 인정의 한마디를 꺼내보자. “그럴 수도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