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학교를 옮기려고 해요.
오랜만에 집 근처를 빠르게 걷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몸과 마음을 새로이 하는 방법에는 운동이 최고예요. 그리고 몸과 마음에 있는 찌그러기를 벗기기에는 글쓰기가 좋아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어가 볼까 해서 브런치에 2년 만에 다시 로그인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로그인 패스워드를 까먹어서 겨우겨우 노트북으로 자판을 두드리는 중이에요. 한동안 노트북으로는 글을 못 쓰고 핸드폰으로 적고 올려서 오타도 많고 글도 짧았어요.
아이는 훌쩍 커서 Grade1이에요. 벌써 한 학기는 지나갔습니다. 학기 시작과 거의 동시에 다른 학교에 전학 가려고 지원했어요. Pre-K 때부터 생각했던 학교입니다. 이제는 때가 된 거 같아서 그리고 집을 이사하는 바람에 운전을 너무 많이 합니다. 큰 대륙에 사는 분들은 머 보통이겠지만 집 근처 학교를 택시로 다니다, 운전하며 30분 거리를 매일 두 번씩 왕복하니 보통일이 아니더군요. 아... 한국에서 운전면허 따고 남편이 갑자기 해외 가는 바람에 제주도에서 하루 운전 연수를 시켜주더니 저에게 차를 두고 갔었죠. 그렇게 해서 서울 남산을 매일 왔다 갔다 차로 운전했던 게 10년 전입니다. UAE에서는 택시만 타고 다니다 8년 만에 차 운전을 시작했어요.
아이 학교를 옮기려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전형 과정을 살펴봐야 해요. 보통은 온라인으로 지원합니다. 관련된 서류들을 착착 집어넣고, 연락이 오면 인터부도 할 수 있고요, 아이들과 어울려서 잘 지내는지 보는 단계도 있어서 잘 살펴보는 게 좋아요. 지원을 하면 보통 이메일을 받는데 마지막에 질문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음 주저하지 말고 전화, 이메일로 연락을 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거의 일 년 전에 지원을 했어요. 가장 먼저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같은 학교에 여러 번 지원 경험이 있어서예요. 일찍 지원하는 순서대로 아이들을 받아들입니다. 물론 조건에 맞는 경우에 말이지요. 인터뷰터 합격하고, 입학팀에서 학교에 학생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이미 학생들이 찬 경우에는 그 학교에 전학을 받아주지 않았어요. 저의 경우입니다. 2023년 초에 가장 마지막에 지원하고 인터뷰를 봤었고 합격했지만, 이미 지원하여 학교를 옮기기로 한 학부형들이 그대로 다 입학 예정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전 같은 해 10월에 다시 지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연락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전화를 했어요. 담당자는 추수감사절이라서 10일 후에 온데요. 아 그렇구나 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10일이 지난 후 줄기차게 전화하고 이메일도 보낸 후에야 입학 담당자와 통화를 했어요. 영어 읽기 수준과 수학 학습 능력 결과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보통 학교에서 Grade 가 되면 MAP test 그리고 i-ready test를 치르는 거 같았어요. 저희가 수학하는 곳에서는 학기 초 9월에 i-ready test 영어 수준만 확인했다고 말씀드렸어요. 어찌 됐든, 전학 가려는 학교의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제 지원서에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 학교 담임 선생님에게 해당 상황을 설명하면서 영어 읽기 수준을 알려주는 F&P level과 수학 unit assessment를 요청했습니다. 아이의 영어 수학 수준을 정확하게 알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거 같아요. 그동안 reading log의 level 책을 보면서 짐작은 했었지만 말이에요.
통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번 early 지원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거 같아요.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원하는 내용을 자세하고 요청하는 게 해외 생활의 기본이구나를 또 한 번 알게 됐습니다. 큰일 날 뻔했어요. 지원하는다는 게 간단할 것 같지만, 매번 해당 서류며 입학지원서의 질문 그리고 인터뷰 등등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거든요. 해당 내용을 전학 가려는 학교 측에 전달 후에 최종적으로 합격통보를 받았습니다. 이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어요. 해당 지원 과정을 몸소 체험해 본 학부형이라면 이해가 단번에 되실 거예요. ^^
아이에게 2023년 초부터 학교 전학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요. 아이는 전학 가기 싫다고 바로 대답을 했어요. 머 한 일 년에 걸쳐 잊을만하면 학교를 전학 갈 수 있다고 알려줬어요. 우리 가족을 위한 일이고 엄마가 하루에 운전을 2시간 넘게 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설득했어요. 아이는 머 나중에는 받아들이는 모양새였지만 불쑥 학교 전학 가기 싫다는 말을 가끔 해요. 4년째 다니고 있는 학교에 정이 많이 들었겠지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 가는 건 제 아이지만, 저도 새로운 학부모들과 학교 시스템에 적응할 생각에 첫 학교를 보내던 그때보다 더 긴장하고 있어요. 아직 6개월은 더 남았지만 천천히 준비하려고 해요. 부담백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