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전한 따뜻한 마음 그리고 thank me
오랜만에 인스타그램을 열었어요. 계정이 여러 개라 작년 초 이맘때 열심히 올리던 피드 계정을 그냥 모른 척하고 지냈었거든요. 내가 발행한 피드 내용과 사생활이 너무 말도 안 되게 불일치해서 좀 부끄러웠습니다. 용기를 내 해당 계정을 보니 메시지가 있었어요. 스팸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한번 클릭해서 봤어요.
작년 이맘때 가끔 연락을 주고받던 분이었는데, 반년 가까이 깜깜무소식인 저에게 2024년 새해 인사를 먼저 하셨더라고요. 그것도 다정하게 말이죠. 참 좋구나 싶었어요. 만난 적은 없어요. 그저 인스타 라이브 혹은 메시지로 답글과 DM으로 인사말을 주고받았던 기억뿐이에요.
저는 머든 후딱 해 버리고 금방 잊는 성격인데도, 또 저렇게 먼저 용기 내서 DM 보내고 이런 거는 잘 못하거든요. 그 몇 줄 DM에 힘이 나요. 엘리베이터에서 아이 학교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을 때, 가벼운 눈인사, 그리고 안부인사는 꼭 하는 편이에요. 그 몇 초가 아주 근사하게 느껴지거든요. 이런 것들이 쌓여서 제 행복한 마음을 채워주는 거였는데 이것도 금세 잊어버렸나 봐요. 한동안 울적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그때 가벼운 인사마저도 쉽사리 안 나왔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죠.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도움을 청하면 기꺼이 지혜를 나눠줄 사람들이 많아요. 막상 힘들다 말하기 힘든 이유는 먼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게 바로 성격이라고 하는 걸까요? 저만 이런 건 아닐 거라고 위로해 봅니다. 본인 성격 못 고치고 평생 적응하며 사는 거 같아요.
운전하면서 팟캐스트(from pod bean)를 즐겨 듣기 시작했어요. 운전하는 동안 Virgin radio(104.4 FM in UAE)도 즐겨 듣지만 전 Mel Robbins 아주머니의 우렁차고 쉰듯한 목소리, 그리고 채근하는 듯하면서도 위로하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듣다가 어! 하는 순간이 가끔 있어요. 영어라서 머 다 이해 못 해도 그 분위기에서 느끼는 멈칫하는 순간이요.
Emmy 상을 무려 5번이나 후보에 오른 후 처음 받게 된 Niecy 라 분의 수상 소감 중에 나온 이야기예요.
(멜 로빈스 팟캐스트 타이틀: 2 Ways to Believe in Yourself & Achieve Cool Things
저는 Podbean 에서 듣고 있어요. 무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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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know who I want to thank
I want to thank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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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듣던 수상소감과는 좀 다릅니다. Thank me 내요.
내가 나답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건 아마도 나 자신에게 감사한 것들을 잊고 있을 때 저에게 일어나는 일이에요. 머랄까...... 이런 말을 내게 하는 사람은 보통은 나라는 사실을 이 팟 캐스트를 듣고서야 알게 됐어요.
지금 무언가 부족하고 아쉽다면 이 병에 걸려서예요.
나를 하대하는 마음은 내가 만들어 낸 것이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미만 들어진 것이고,
그것을 키우는 것 그리고 그것을 끄집어내서 점점 크게 만들어내는 것도 나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혹시 갑자기 어깨가 무겁게 느껴질 때
그냥 푹 쉬고 싶을 때
스스로 토닥토닥 한번 하려고요.
저는 Mel 아주머니의 목소리만 들으면 힘이 나요.
스스로 위로하는 시간, 그리고 스스로 감사하다는 생각 매일매일 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