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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_ 4. 볼따구 뽀뽀를 마구마구 해댔다

아기 송이는 뭘 해도 이쁘고 귀여워서 그냥 보기만 해도 배시시 웃게 만든다


바닥에 놓여 있거나 자기 키가 닿는 곳들의 물건들을 일단 물고 보는 송이다

제일 귀여웠던 건 나의 운동화 두 짝 모두 나란히 물고 와서는 잘근잘근 씹을 준비를 하다 딱!! 걸린 것이다


나의 운동화는 다소곳하게 누워 있었고, 헐렁하게 끈은 풀려 있었다 ㅎㅎ

훈육이 필요 한순간임을 알면서도 그냥 미소로 시작된 나의 입은 헤벌쭉 웃고 있다


털은 또 어찌나 부드러운지...

아기들 베넷 머리카락처럼 보들보들 깃털 같다


같이 지내고 있는 캐빈은 공놀이를 무척 좋아한다

테니스 공을 던지면 정확하게 공의 위치를 찾아 물고 와선 나에게 탁! 내려놓는다

  

여러 개의 공을 엇갈리게 던지며 서로 싸우지 않도록 동선을 달리 던진다


초코는 초코대로, 캐빈은 캐빈대로,

우리 송이 가만히 있을 송이가 아니었다


얼씨구나 ~~ 재밌구나~~

초코와 캐빈의 동선을 우왕좌왕 따라다니며 공을 잡으러 달려간다


얼떨결에 빈 공을 차지하게 되면 그 작고 앙증맞은 입이 수난을 겪는다


공은 크지 ㅋㅋ

입은 작지 ㅋㅋ


송이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물리지 않는 공을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물고 와서 두 발짝 걷다 떨어진다


그래도 쉰 나나 보다

초코와 캐빈이 신이 나 흥분한다

송이도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흥분에 동참한다


어제는 우리 집 큰아이와 작은 아이 졸업식이 있어서 하루 두 번을 왔다 갔다 하며 외출했다


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때마다 어찌나들 겪하게 반겨 주는지 나는 한참을 무릎을 꿇고 반가운 인사를 오래 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반갑게 나를 맞아 주니 마음이 너무 포근하고 행복했다

송이의 상큼한 사랑이 나의 가슴에 파고 들어와 나는 단숨에 송이를 안으며 볼따구 뽀뽀를 마구마구 해댔다


'아구구구~~~ 느므므므므 이쁘 이쁘~~ㅎㅎ'


내일이면

샤베트 처럼 사르르르 사람 마음 녹이는

송이와 이별하는 날이다


언젠가 또 기회가 되면 만날 날을 기다리며 송이 입에 물리는 작은 공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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