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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_ 3. 보면 볼수록 아기 아기 해서~~

현관문만 열렸다 하면 쏜살같이 탈출을 시도하는 송이 ㅎㅎ

신기한 건 일탈을 하겠다고 쉰나게 달려 나가긴 해도 '송이~~~야' 하고 부르면 다시 집으로 쏘~~옥 들어온다


작고 앙증맞은 콩알이 떼구루루루~~~ 굴러오는 것 같다

너무 자주 탈출을 하다 보면 잘 못 된 버릇이 길들여 질까 염려되 현관문 주위로 수면용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아이들과 나는 바리게이트를 넘나들며 외출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긴 하지만 송이의 안전과 좋은 습관을 위해선 최고의 방법이었다


초반에 송이는 송이 눈에 내가 안 보이면 자주 짖곤 했다

내가 마트를 다녀오거나, 초코 산책을 다녀오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짧은 시간대의 경우였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금방 돌아온다는 것을 인지하고 받아 들렸는지 점차 짖는 횟수와 길이가 짧아졌다


조금씩 송이와 나의 믿음이 쌓이고 있는 것 같아 나도 마음이 안정되고 좋았다


우리 집 초코는 외부 소리에 민감한 편이다

집 밖의 작은 부스럭 소리까지 잡아내며 현관문을 향해 열심히 짖는다

그 옆에서 송이까지 합류한다

나는 아기 강아지여서 뭐~~ 얼마나 짖겠어 했다


하지만, 작은 아이를 내가 너무 무시했나 보다

사뭇 진지했고, 맹렬한 전사가 되어 이 집을 지키겠다는 본능에 충실했다


외부 소리가 휘발되고 다시 조용해지면 언제 짖었냐는 냥 다시 웅크리던 자세로 몸을 모으며 휴식을 즐긴다


펫시터로 활동하다 보니 강아지들의 공통된 모습들이 자주 포착됐다


1. 산책을 준비하는 나를 귀신같이 알아챈다

2. 청소하고 빨래하는 나를 졸졸졸 따라다닌다

3. 간식을 먹을 땐 자신의 순서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4. 내가 글을 쓸 때 나의 무릎 자리에 오르고 싶어 한다

5. 몸을 동그랗게 말고 얼굴을 팍~~ 파묻고 잔다

6. 공~~ 공~~ 공놀이를 제일 좋아한다

7. 나의 짧은 외출을 이해해 준다 (마트 다녀오기, 쓰레기 버리고 오기, 수영 다녀 오기 등등)

8. 설거지를 할 때면 부엌 근처에 자릴 잡는다

9. 밤 잠을 잘 때면 모두가 깊은 통 잠에 빠져든다

10. 나의 주변에서 자고 싶어 로열 자리 탐색전이 벌어진다

11. 한 아이가 짖기 시작하면 오케스트라 합주곡이 된다


아직 어린 송이도 점점 선배들의 행동 흐름에 눈치가 빨라졌다


작은 입으로 테니스 공을 물고는 냅~~ 다 도망간다 ㅎㅎㅎ

 하루가 다르게 점프 실력이 늘고 있다

어제는 분명 소파에 오르지 못했는데 오늘은 몇 번이고 오르는 실력을 보여 주고 있다


강아지들의 시간의 속도가 우리 인간의 5배는 빨라 보였다

어린 유아기 아이를 키울 때 한 번쯤은 다들 했던 말이 생각났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 이대로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고 일어나면 쑥쑥 커버려 아쉬운 마음에 시간이 멈추길 바랐던 그 마음이 송이를 보니 느껴진다


보면 볼수록 아기 아기 해서~~

뭐든 용서가 되고

뭐든 사랑스럽고

뭐든 이쁘고

뭐든 신비롭다


적막하고 어두운 저녁이 되면 송이가 혼자서 안전하게 잘 잘 수 있도록 안방에 안전가드를 단단하게 고정한다


함께 자고 싶다고 퐁퐁퐁 그렇게 자주 뛰던 송이가 점점 자신만의 울타리에서 자는 습관을 받아 들이고 있다


안전가드 사이로 나의 손을 넣어 냄새를 맡게 해 주며 굿나잇~~ 인사를 한다


불이 꺼지면 그 공간에서 돌아 다니는 행동을 멈추고 핑크침대로~~ 몸을 눕힌다

세상~~ 귀여움~~

세상~~ 예쁨을 ~~

모두 보여주며 잠이 든다


오늘은 단골 고객님? ㅋㅋ 이신 캐빈이 오는 날이다


우리 송이 또 ㅎㅎ 일방적 노선으로 캐빈한테 돌진하겠지?


저번에 뽀미. 다솜이랑 끈 잡아당기기 할 때 보니 둘을 모두 끌고 잡아당겼던 괴력? 을 보여 주던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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