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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별 Jun 05. 2024

결론은 한컴타자

24. 6. 1



그간 썼던 글들을 정리했다. 단편 시나리오, 단편 소설, 시, 에세이. 이것저것 참 열심히 찔러보긴 했는데 막상 완성한 건 수업 과제들 뿐이다. 마감의 힘. 아니, 돈의 힘인가. 일기는 늘 써왔지만 어딘가 저장되는 곳에 글을 쓰려니 요모조모로 부담스러워 잘 쓰지 않았다. 이제 습관이 되도록 열심히 기록해 봐야겠지. 일기장을 다시 들여다보진 않는 편인데 이렇게 써놓으니 시간이 있을 때 한 번씩 슬슬 보게 된다. 누가 그랬더라. 세상 모든 책 중에 제일 재밌는 건 내 일기장이라고.


옛날 글이 좋다. 그때만의 새파란 감성이 어른거린다. 한 조각의 묘사로 그때 그 공기에 둘러싸여 존재했던 모든 순간을 들춰볼 수 있는, 오직 내 안에서만 온전해지는 활자화된 시간. 그래서 그 누군가도 '내' 일기장이 제일 재밌다고 했나 보다.

  

요즘의 글을 보면 나는 조금 가벼워진 것일지도.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그냥 그렇다.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시간이 흐른 결과에 따른 변화. 그뿐.

  

이전의 글은 그립고 안쓰럽다. 삶을 필요 이상으로 비장하게 살았나 보다 싶기도 하고. 실은 그저 지나간 시간이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어찌 흘러가고 있든 지금의 나는 나를 몰아붙이는 습관을 고쳐보기로 마음먹었으니 냅다 장점이란 것을 찾아보도록 하자. 음, (이제는 사라지기 일보직전인) 패기를 칭찬한다.

 

간만에 데이터로 기록될 글을 쓰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건 훌륭한 글의 요소 어쩌구... 가 아닌 타자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좋은 글이란 기술이냐 감성이냐 실용이냐 뭐냐 따져보기 논쟁에 참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요즘의 나는 가벼우니까. 게다가 과부하도 쉽다. 일단 손가락의 효율부터 챙기자. 한컴타자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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