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야기
재수를 포기하고,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긴장 반, 설레는 마음 반으로 간호학과 1학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갔다. 대학교 생활을 접해보지 못 했었고, 고등학교 생활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 간호학과 1학년은 간호사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시간을 맞이할 수 있어서 기뻤다.
아직도 생생하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남자 동기들과 첫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가 초면이었고, 낯설어 했다. 하지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장기자랑 프로그램에서 한 팀으로서 장기자랑을 했다 그 당시 2pm의 노래 Heartbeat라는 곡에 맞춰 춤을 추었고. 좋은 결과를 얻어서 문화상품권까지 받을 수 있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장기자랑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가 ‘선배들과의 만남’시간을 가졌다. 간호학과 신입생의 안전을 책임져 주시는 교수님과, 선배들의 간단한 소개를 시작으로. 신입생의 자기소개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본격적인 환영회가 시작되었다. 당시 학과장이었던 교수님께서는 털털하게 주방을 가시더니 냄비를 하나 가져오셨다. 남자 동기들의 단결력 테스트라고 하시면서 냄비에 술을 부어 주셨다. 동기들의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과 배려 덕분에 협동해서 많은 술을 잘 분배해서 마실 수 있었고. 좀 더 서로에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나는 남녀공학고등학교가 아닌 남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따라서 내 친구들은 대부분 남자였고, 나는 남자끼리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간호학과에 입학하게 되면서 많은 수의 또래 여자 아이들과 처음으로 같은 무리에 속하게 되었다.여자 아이들과 관계를 많이 형성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4년간 함께 지내게 될 여자인 친구들, 대학교 동기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등의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 상황에서 8명의 간호학과 남자 동기들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큰 의지가 되었다. 학교수업이 끝나고 식사도 같이 하고 술자리도 함께 했다. 대학교 생활의 첫 친구들이었고 그때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1학년의 단합을 위해 강화도에서 엠티를 계획했다. 그 때 문제가 발생했다. 남자 동기 한명이 엠티 때 먹을 고기를 구입해서 가져오기로 했는데, 그 친구가 늦잠을 자버리는 바람에 저녁시간이 되어서도 식사를 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 동기가 올 때 까지 기다렸고 배고픔에 대해서 예민해졌다. 동기가 도착할 때 까지 함께 대화를 하고, 티비를 시청하고, 카드놀이를 하면서 기다렸다. 동기가 생각보다 늦게 도착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시장이 반찬이라 했을까 아니면 동기와 함께 먹어서 일까. 고기는 너무 맛있었고 배고픔으로 인한 예민하고 화나던 감정이 사라질 수 있었다.
그 남자 동기는 미안한 마음에 분위기를 좀 더 띄우고 싶어했다. 그래서 나머지 남자동기들과 함께 고민을 하자고 했고. 그것이 불꽃놀이였다. 그래서 불꽃놀이 물품을 사러 갔다. 그리고 다 함께 불꽃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 친구의 실수는 예쁜 불꽃과 함께 잊혀졌다. 그렇게 우리는 좀 더 돈독해졌다.
보통 1학년 때는 전공과목 보다는 교양과목, 기초과학에 대해서 배우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간호학개론, 해부학, 생리학, 의학용어, 간호영어 등을 배운다. 간호대학 마다 커리큘럼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각 과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 간호학개론은 간호학에 대한 역사 및 이론을 배우는 것이다.
- 해부학은 인체에 대한 해부학적 기능 및 위치를 배우는 것이다.
- 생리학은 인체의 장기에 대한 생리학적 기능을 배우는 것이다.
- 의학용어는 의료인들은 의학용어를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만들어진 용어를 배우는 것이다.
- 간호영어는 간단한 간호 관련 영어 회화에 관해서 배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