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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차니 Jun 06. 2019

권역외상센터 중환자실 간호일지

두 번째 : 진이 빠지는 하루.


3m Fall down을 주호소로 중환자실에 Admission(입원)한 환자분이 계셨다. Admission 당시에는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갑자기 열이 38.0, 39.0 40.8도까지 오르기 시작했으며. Heart Rate(심박동수)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수액을 주입하고, 해열진통제를 투여했음에도 효과는 미미했다. 그래서 외상외과팀은 검사 진행 후 응급수술을 진행하기 위해 OR(수술방)으로 향했다.


수술방에서 개복한 결과, 환자의 소화기계가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고, 소화기계의 몇 부분을 Ectomy(절제)를 했다. 수술을 마친 후 환자분은 중환자실로 돌아와 Intensive Care(중환자 케어)를 받아야 했다.


그러고 하루가 지났다. 환자는 Endotrachel tube(인공기관 내관)를 적용하고 Ventilator(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는 분이었다. Intubation(기관 내 삽관)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말은 할 수 없었지만, 간호사가 이름에 대해서 말하면 맞으시냐고 묻는 말에, 끄덕이셨다. 또한 손을 잡아보라고 하면 손도 잡을 수 있었다. 대화는 불가능 했지만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가능하셨다.


Sudden(갑자기), 환자분의 심박동수(Heart Rate)가 떨어지면서, EKG(Electrocardiography 심전도) 리듬 상 살짝 늘어지는(Prolong)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는 급하게 환자에게 다가가 의식 사정(GCS, Glasgow Coma Scale)을 하였고 달라진 점은 크게 없었다. 환자에게 위급한 상황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에, 마침 그때 외상외과팀 회진 중이기도 하여서 교수님께 즉시 알림(notify)를 했다. 그리고 반대편 팀 회진이 끝나고, 우리 팀 회진을 진행하였다. 


교수님께서 “환자분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Patient Monitor(환자 모니터)에서 Alarm(알람)이 울리면서 그와 동시에 Sudden 하게 심박동수는 쭉 늘어지면서 무수축(Asystole) 양상이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교수님께서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하였고, Code Blue(심장마비가 온 환자가 발생 시 사용) 코드블루 방송을 하면서 CPCR을 시작했다.


환자 소생을 위해 CPCR(CardioPulmonary Cerebral Resuscitation, 심폐소생술), Defibrillator(제세동기) 적용, Epinephrine(에피네프린) 투여, 그 밖에도 Bivon(Sodium Bicarbonate, 중탄산나트륨), Cacium Gluconate(글루콘산칼슘), Magnesium Sulfate(황산마그네슘)등 많은 약물들이 투여가 되었다. 다행히 환자분은 ROSC(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 심박 재개)가 되었다.


그 환자분의 중증도는 전에 비해서 급격하게 높아지게 되었고, 우리 팀의 간호사는 그 환자에게 거의 묶여 있었다. 한 치 앞을 모르기 때문에 모두 신경이 날카로워졌고,  좀 더 집중 모니터링을 하였다. 교수님께서는 환자 옆에서 keep 하시면서 환자 상태(V/S, lab, ABGA 등)를 보고 그에 따른 처방을 내셨다. 그리고 우리는 처방을 확인한 후 환자에 대한 간호를 하였다.


그렇게 정신이 없이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10분 뒤면 면회시간이었다. 면회시간에는 환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보호자분들이 찾아오신다.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간이며, 보호자분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귀중한 시간이다. 그래서 환자 보호자 한분, 한분씩 찾아뵙고, 오늘 진행했던 스케줄, 상태,  일반병동 이실 가능성 등 많은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렸다. 더해서 교수님 면담이 있으신 분들은 진행하도록 하였다.


면회 도중 한 보호자가 나에게 찾아와 이런 말씀을 하셨다. “환자가 누워있는 시트가 더러우니까 시트 좀 바꿔 주세요”. “죄송합니다. 저쪽 환자 분이 상태가 너무 나빠서, 저희가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습니다. 바로 시트를 교체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보호자는 버럭버럭 화를 내면서 말을 했다. “그건 그 사람 사정이고, 그건 다 핑계니까 당장 해줘요.”


환자 간호를 위해서, 물도 마시지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저 말을 듣는 순간 난 숨이 턱 막혔다. 하지만 내가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했기 때문에 내 잘못이다.


“네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바로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마음을 가다듬었다.


면회시간이 5분여 정도 남았을 때. 그 환자분의 EKG가 비정상적인 리듬으로 바뀌었고, V-tach(Ventricular Tachycardia, 심실빈맥) 양상으로 지나가더니, Pulse를 확인해 보았더니, Pulse가 없었다. Pulseless V-tach이었고, 면회시간에 다시 CPCR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급하게 보호자분들을 중환자실 밖으로 내보내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중환자실은 또 한 번 아수라장이 되었다. Code Blue 방송을 들은 외상외과팀 의료진은 환자의 소생을 위해서 달렸다.


“모든 병원, 현장, 필드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환자 간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자신을 희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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