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의 사상
지난 번에 유교의 공자 입장에서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 생각해보았다면, 오늘은 도가의 윤리적 입장에서 이야기해볼만한 것들을 적어볼까 한다. 사실 도가는 임용 공부를 하던 시절 나를 가장 괴롭히던 사상 중 하나였다. 노자, 장자의 이야기가 왜 그렇게 와닿지 않았던지 아무리 공부를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결국엔 무작정 외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굉장히 두루뭉술해보이고 뜬 구름을 잡는 듯하게 느껴졌던 도가 사상이 이제는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도가에서 하고 싶은 말은 한 마디로 ‘태어난 대로 살자~’인 것 같다. 절대적인 선악의 기준도, 아름답고 못남의 기준도, 잘하고 못하고의 기준도 모두 사람들이 만들어 인위적인 낸 것이며 그 기준에 따라 억지로 맞춰 살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것이 도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삶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말 많은 기준과 잣대가 있다. 각 나이대별로 마치 통과의례처럼 지나쳐 가야 하는 것들이 있고, 그것을 통과하지 못하면 마치 낙오된 듯한 기분마저 든다. 나는 언제나 그 통과의례를 제때 잘 통과했었다. 재수없이 대학에 합격하고, 군대 입대도 20살 겨울방학에 바로 해서 갔다 왔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임용에 합격했고, 중학교 2번을 거쳐 고등학교에 까지 아주 순탄하게 교사생활을 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통과의례만은 쉽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이 예전에 결혼하고 아이들까지 있을 동안 나는 올해가 되서야 결혼 준비를 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늦은 것은 사실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바라는 어떤 잣대에 비하면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도가에서는 그런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것이다. 거북이는 진흙 속에서 헤엄칠 때 행복하다고 한다. 각자 자기가 타고난 대로 자기 인생 살아가는 것이 도에 따르는 삶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요즘 같이 SNS에서 극한으로 비교하는 시대에 정말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모든 기준은 상대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기준은 변화할 수 있고,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윤리적인 기준도 조금씩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보편적인 윤리적 기준이 모호하고, 어떤 생각이든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선 곤란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해하는 입장조차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도가의 생각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자꾸 무엇인가를 옳고 그름을 구분하고자 만들어내는 그 자체를 혼란의 원인으로 보았을 것이다.
아직도 사실 도가는 어렵고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사상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주장에 대해 학생들과 한번 이야기를 나눠볼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