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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느님 Nov 14. 2017

잡담: 호칭의 품격

존중의 언어가 전하는, 마음의 온도.

모든 서문과 본론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결코 누군가를 나쁘다 말하는 의미가 아니며, 부족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안다면 조금 더 좋을,

그런 이야기들에 대한 열거와 수다와 표현이다.

블라블라 수다수다 잡담잡담 솰라솰라


-


사실, 난 일본에서 10여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것도 성인 이후.)

이 또한 벌써 예엣날의 이야기입니다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건 옛말.


그리고 한국에 온 지도 10년 가까이 되어간다.

내가 한국에 도착했던, 그 약 10년전 정도에, 내가 직접 회사생활들을 하며 스스로 겪은 것들이라 더욱, 몸으로 느껴 습관에 뿌리깊이 자리한 것 같다.

역시 사람은 겪어야 배우는 듯?


사실,

나라별로 호칭의 종류나 형태도 다르고,

특히 이름 이외의 호칭(별명 제외)에 의미가 포괄되고 조심이 들어가는 것은,

동양권 특유의 문화일 수 있다.

괜히 오리엔탈 특유의 느낌이 생긴 것이 아님.

유교문화권인 우리나라,

그리고 계급 및 신분 등에서 비롯되어 더욱 퍼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도 호칭의 차이 및 존댓말과 반말의 존재가 있다.

(물론 서양권에도, 존댓말은 없어보여도,

문장이나 단어 선택을 통하여,

조금 더 존중하는/공손한 표현과 일상적/구어적 표현 등 나뉘기도 한다.)


중국어는 4성이 있고, 태국어는 5성이 있다.

라틴어는 프랑스어나 이탈리어 등의 뿌리가 되었고,

그리스어는 독일어 및 영어의 뿌리가 되었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같은 어순을 갖고 있고,

에스페란토어라는 새로운 세계공용어용 언어는 영어보다 쉬운 구조를 갖고자 해도 이미 전세상에 퍼진 영어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그 또한 알파벳 기반이었기도 하고.

언어의 묘미!

왜 이런 것들을 아냐고?

나란 사람 10개국어 건드려본 사람. 캬ㅏ핳핳ㅎ하

하지만 완벽하게 남은 것은 한국어와 일본어,뿐이라는 냉철한 현power실.


그리고,

단어의 구조와 대화,

그들이 만든 사고의 순서처럼, 역사를 담은 남겨진 책들처럼,

이러한 많은 사물들의 존재에서 보여지듯,


언어에 문화가 섞이고 반영되며,

언어는 또다른 습관과 그 다음의 문화를 만든다.

사람은 언어로 표현 가능한 것을 상상하기 때문이다.(내생각,but 누군가 했을법한 말.)


이야기를 돌고 돌아,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결론부터 말하면,

"~씨"라는 호칭은,

나보다 손아랫사람을 부를 때에 쓰는 말이다.

즉, 사실 이 호칭은 하대를 내포한다.

제목학원 공모합니다


혹시라도 이 문장을 읽고,

"에이 설마~"

라고 할까봐,

국립국어원의 설명이 들어있는 링크를 인용한다.

http://news.korean.go.kr/index.jsp?control=page&part=view&idx=10280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퍼옴.


즉,

"~씨"는,

나와 동료, 동갑이나 또래 및 나보다 나이가 적은 또는 아랫사람에 쓰는 호칭이다.

우리는 모두 평! 등!

이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 또한 처음에는 몰랐다.)


-


이걸, 한국에 와서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고?

(라는 질문은, 아무도 묻지 않았다.)


설명에 앞서,

내가 일본에서 근무했던 회사는,

특히 사내에서 동료 및 상사후배 포함, 직함을 부르지 않고 이름으로 부르는 것으로 유명한 회사이다.

직급으로 부르지 않고,

"~さん(상)"하고 부르는.


그 문화가 매우 유명하다.


일본 내에서도 회사의 그것은, 조금 특수한 문화였다.

글로벌한 회사이다보니 기업문화에 신경을 많이 쓴 듯.


참고로,

일본의 "~さん"(상)이라는 호칭은,

굳이 비교를 하자면 우리나라의 "~씨"라는 것과 비슷하다.

단, "~님"도 포괄한다.

즉, 그래서, 일본에서는, 일반적 호칭 + 거리가 있는 사람에의 정중함을 넣어 "~さん"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사실 깊이 파고들면,

우리나라의 "~씨"와 온전히 동일하지는 않다.


여담을 넣자면,

일본에서는 이름을 부를 때에,

(참고로(여담이 많다보니 참고로 라는 단어가 많음),

그들도 middle name 따위 없이, "성 + 이름"으로 구분되며, 순서도 성+명이다.

영어의 First name + Last name(Given name, Family name, Sur name) 구조와는 다르다.)

일반적이거나 심리적 거리가 있을수록,

성명 중 성 쪽에 "상"을 붙이고,

: 이를테면 Tanaka상, Takao상 등


이름에 상을 붙이는 경우는

- 친밀하고자 하는 경우

- 일본에 워낙 성이 다양해 그럴 일은 잘 없지만, 같은 부서 내에서 성이 같아 이름을 구분해야 하는 경우

- 여성에 대하여 조금 더 신경써서 이름을 부르는 경우

- 매우 친한 경우(~짱은 친구사이여야 가능하다고 생각해두는 편이 좋다.)

이다.


-


그러거나 말거나,

어쨌든

그렇게 일본에서의, 구강구조에 깊이 밴 "さん"이라는 표현을 가진 채,

한국으로 이직하여 한국 회사생활이 시작되었다.


입사하고 나니,

부서의 분들이, 조직도를 보여주며 "이분은 ㅇㅇㅇ씨이고 이분은 ㅁㅁㅁ씨이다"고 알려주셨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아 ㅇㅇㅇ씨, ㅁㅁㅁ씨이구나" 싶었다.

(사실 이걸 알려주신 분은, 언급된 이들보다 직급이 높은 분이셨던 것이다.)

경력입사이다보니, 사수는 따로 없었던 나...


그 후의 대화에서,

누가 나에게 이 다른 분들을 언급하며 말씀하시길래,

나는,

"네, 그럼 AAA에 관해서는 ㅇㅇㅇ씨에게, BBB에 대해서는 ㅁㅁㅁ씨에게 확인하겠습니다."

라고 답했다.

그 순간에 특별히 누가 눈치를 주거나, 이상해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도 어떤 반응도 없었다. 아마 내가 외국에 오래 있었던 것을 다들 알아서 그러려니 했을 듯.

다만 말을 꺼내며 나의 직감이 말했다

“경느야, 이건 좀 아니지~”

직감은 제3의 눈! 이라고, 끼워맞추기식 제목을 지어본다. 컇햐ㅑㅎ하


그리고 나는 호칭을 직급으로 부르는 것으로 당시 바로잡았고(마음 속 느낌으로.)

이후부터는,

과장님, 대리님, 부장님, 그룹장님, 책임님 등등의

직급을 함께 이름에 붙여 머리에 기억하게 된 것 같다.


그 후,

몇 달 뒤 들어온 새로운 동료분이 나에게 “경느씨” 라고 부르는 것을 들은 다른 더 높은 선배님은, 그에게 말씀하셨다.

“아니 먼저 들어온 선배님(나)한테 씨가 뭐야 씨가?! 선배님이라고 불러.”


(그래도 나는, 미리 알아채고 수정했길 다행인 것.)


그러고 나서

차츰 알게 된 한국에서의 여러 다른 지인들과 회사별 호칭에 관한 대화를 나누다보니,

회사마다 다른 것은 확실히 알겠더라.


한국 내 회사들에서는 다음과 같은 호칭이 주로 쓰인다.


1) 직급으로 부르기

: 정ㅇㅇ과장님, ㅁㅁ대리님, 박상무님 등등

= 성이나 이름, 성명 뒤에 직급/직함을 붙이는 형식

구글링의 흔한 조직도


2) ~님

: 가나다 님, ㅇㅇ님, 기타 등등

= 이름이나 성명 뒤에 님을 붙이는 형식.

평등하게 이야기하자는 “취지".

그냥 취지일 뿐 한국 사회에서 직급 버리고 평등한 대화는 힘들긴 하다.

그러므로 취지에는 속지 말자!


3) 영어이름

# 스타트업들 위주로 급속히 퍼짐.

: 임의의 영어 이름들. Jennifer, Tom, Billy <- 내 주변의 영어이름이 아닐 만한 것으로 적당히 붙여봄.

= 본인이 정한 외국어 이름 또는 본인의 영어이름을 통하여, 이름 외 호칭 없이 부르는 형식.


최근의 스타트업들은 주로 영어이름으로 된 호칭구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들 다들 힘냅시다용!

실은 2)와 같은 평등이라는 맥락이지만,

우리나라사람들이 아직 그러한 이름부르기에 익숙치 않으니,

아예 대놓고 외국컨셉으로 호칭을 바꾼 것!

나쁘지 않은 변화이다.


정리하면,

이게 회사들이나 조직이 가지는,

일반적인 호칭인 것이다.


그럼 회사 내에서는 그렇다고 치고.

회사 밖에서의 올바른 호칭이란?

이게 오늘의 테마.


올바른 호칭에 대하여, 결론을 내리면 이렇다.


0. 친구 및 선후배 제외

이름, 선배님 후배님 등 기존의 호칭을 가진 사람들은 하기 분류에서 제외한다.

우린 모두 친! 구! 위아더월드.


1. 상대방의 직급을 아는 경우


같은 회사가 아니더라도,

직급을 안다면

직급으로 부르는 것이 가장 좋다.


같은 회사, 거래처, 또는 기타 등등


나이를 알고 나보다 어린 사람이더라도,

직급을 안다면 직급으로 부르는 것이 예의에 맞다.


그것이 그 사람에 대한 존중의 표시이다.

뤼스풱트!


성격이나 업무적 능력이 뭐가 어떻든,

오히려 오래 사회생활(회사든 사업이든) 해본 사람들은,

이러한 호칭을 정확히 구분하여 부른다.

자기보다 어린 사람에게 사장님, 대표님 부르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고, 높여 부른다.


이런 데서 연륜을 보는 것인지도.

대화의 기술도 어쩌면 비즈니스의 전략!


2. 상대방의 직급을 모르지만, 일로 엮여있는 분


거래처 등 일로는 엮여 있으나,

미팅 초기, 업무 초기 혹은 명함교환 전이나 통화/메일로 시작된 대화로 인하여,

아직 정확한 직급을 모르는 경우라면,

"담당자님, 매니저님" 등의 호칭을 넣어서 부르면 좋다.

# 단 이것은 외부 회사나 거래처와의 이야기이다.

사내에서라면, 입사 초기 등 직급을 모르면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고, 외부적인 대처/대응에서는 직함 또는 담당자님 등이 무난하다.


또는, 성함을 안다면,

"ㅇㅇㅇ 담당자님", "ㅁㅁㅁ 매니저님" 등의 호칭도 물론 좋다.


그리고 나서, 직급을 알게 되면, 직급을 넣어 호칭을 바꿔주자.


3. 상대방의 직급을 모르는 경우

+ 나이가 나보다 확실히 20년쯤 "위"인 사람.


업무상 엮인 것은 아니어서, 담당자님이라고 부르기에는 모호한데,

대화를 필요로 하는 경우.

그리고,

언뜻 보기에

나이 등이 나보다 위,인 사람이라면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좋다.


선생님은 뭘 꼭 가르쳐야 선생님이 아니라

물론 지식을, 지혜를, 가르쳐주시는 분들도 선생님이다.

먼저 태어나서 선생님이다.


4. 상대방의 직급을 모르는 경우

+ 나이가 나보다 위인지 아래인지 불분명한 경우.


업무상의 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위의 전제에 더해서,

내 나이에서 +-5~7살 정도 같은 범주 내에 있다면

"~님"이 무난하다.


물론, 나이가 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특정 커뮤니티나 모임, 단체 등에서, 서로 부르는 호칭이 "~님"으로 통일되어 있는 경우에는,

위 2.와 관계없이,

함께 "~님"으로 통일하는 것이 무난하다.


#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꼭 특정 집단의 바운더리가 없더라도, 모임 내, 또는 모임/단체/기업간의 룰로써 호칭을 통일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에 따르면 된다.


5. 직급을 모르고 나이는 또래이거나,

나보다 어린 것이 확실할 때에는?


"~씨"라고 부르면 된다.


단, 주의하여야 할 것은,

상대방이 정말 나보다 어린 것이 확실한 것인가,에 대한 150% 확신 가능한 물적증거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요즘은 겉모습으로 나이를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


즉, 직급도 나이도 모르거나 애매하면

차라리 님이 정중하다.


요즘에는 동안이신 분들도 많아서,

얼굴로 나이를 지레 판단하는 것은,

동안이신 분에게도 노안이신 분에게도 실례가 된다.

누구의 심기도 건드리지 않을 그림을 골라서 데려옴.


뭐 깊게 파고 들면 더 있겠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물론!

고깃집에 가서는,

고기곡ㄲ괴고고기곡고기기괴고긱기괴고기기

사장님 아니면 이모님.


혹여,

사장님이 부재중이라 알바생 분이나 직원분들 밖에 없어 보이더라도,

사장님 소리를 들어서 기분이 나쁠 사람은 없다.


저기요, 보다는

사장님,으로 추켜세워주는 것도,

나름의 팁일 수 있다.


-


참고로 이런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말을 전달하고자 하면,

아무리 잘 설명해도,

본인이 의도하는 것의 70%만 전달된다고 한다.

그래도 70%면 큰 거 아니냐 생각할 지 모르지만,

사람1이 사람2에게 이야기를 하고, 사람2가 사람3에게 그 말을 다시 전달한다면,

0.7*0.7=0.49 < 0.5

즉,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반도 안 전해지는 것이다.

국딩(초딩) 때 종이컵전화기를 떠오르게 하는.

즉, 내가 올바른 생각과 의도로 이야기한다 한들,

대화를 거치고,

채팅창을 거치는 동안,

그 의도의 전달은 많이 퇴색될 수 있다는 뜻이다.


-


사실

호칭이라는 것은,

내가 차별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말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대화를 원활히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살다보면, 의외로 호칭에 까다로운 사람들도 많고,

그들은

그대가 쓰는 단어와 어구에서, 그대의 태도나 지식을 체크하거나 어떤 정도를 가늠하는 일들도 있을 수 있다.

병을 잘 채우는 것은, 돌,모래,흙의 균형.

마치, 유리병을 채우는 돌 사이로 스며든 모래와 흙처럼,

작고 큰 많은 요소들이 함께 모여,

그대를 표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혹은,

대화 사이사이의 단어나 사소한 습관이,

그로 하여금 오해를 사게 할 수도 있다.


마치 여깄습죠~ 하면서, 을 미리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더하여, 색안경에 돋보기나 현미경이나 필터를 더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언어습관이나 규칙 또한,

문화적 습관이고 지식이기에,

어떤 때에는,

나를 그것으로밖에 판단하지 못하느냐 외치는 순간이 있을지라도,

어느 순간엔가는

그대도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아마 같은 바라봄을 갖게 될지 모른다.

결국 많은 것은 수렴되기 때문에.

결국 사람은 사람을, 세대는 다른 세대를, 함께 닮아간다.


즉,

서로의 습관 차이는 나쁜 것이 아니되,

다만,

조금 더 존중하는 호칭과 대화는,

나중에 시공간을 거슬러

그대에게의 호칭과 대화,

어쩌면 존중이라는 마음의 온도로 되돌아올 수 있으니,

호칭이 아니더라도,

여러 대화를 그리고 순간을

소중히 하자.

인생이 한번이듯! 매 순간도 오롯한 한 번의 시간.


이상 끝!


오늘은, 글을 웃기게 쓰지 못했다 ㅠㅠ

다음에는 재밌게 써야지ㅣㅣㅣ!! 캬핳ㅎㅎ하하하하ㅏ


뾰뵤뵵뵤뵤ㅛㅇ!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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