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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느님 Aug 03. 2016

여행의 묘미

그저 묘미, 그 묘미임을 언급하고 찬양하는 것 뿐인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미리 두는 다음 얘깃거리들.

나의 기다림과 서두름의 경계에 있는 어떤 곳에서.

- 좋 의 묘미

- 고민의 무게

- 나와 사물과 감정의 삼각관계


여행의 묘미.


아는 사람은 알지만, 나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사람들의 어떠한 취미생활 그 중의 하나이기도 할 것이다.

여행을 그리 겪어보지 않은 이는 사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여행을 훨씬 많이 가 본 경험자들은, 나를 아직 풋내기라 여길 것이고. 뭐 인생 전부 그런 것 아니겠어?


해외에 있던 시기가 길어서였는지,

이유와 계기를 되짚기엔 지나온 길이 너무 많지만,


여행은 참 좋다.


단, 여기서 내가 주로 가는 여행은, '쉼'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고생(실은 자극)'을 위한 여행이다.

가서, 길을 찾고, 발 아프게 걸으며, 걷고, 먹는 것은 그냥 일반적으로 먹고, 때로는 가서도 일하며, 어쩌다 한 번 맛집이나 유명한 곳을 찾으면 다행. 주로 역사의 어떤 순간을 보거나 접하거나 닿을 수 있으면 좋겠는,

그런 고되고 안이한 생각으로 발길이 닿는다.


뭐 굳이 말을 풀어서 써 보자면, 삶도 하나의 여행이고, 일도 하나의 여정이겠지.

다만, 그런 것보다는, 여행 자체의 묘미.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그것이 참으로 즐겁다.


아 파리의 지하철은 이렇게 생겼구나, 지저분하구나.

거리에서 파는 기념품들은 이런 것들이구나. 흑인이 많구나. 지하철 역이 가깝구나.

태국의 물가는 이리 (한국보다) 낮은데, 실제 삶의 수준이 낮지는 않은 게 신기하네?

영국은 물가가 비싸구나.

바티칸 박물관의 스페인 용병이 꿀보직이라는데, 기타 등등.

미켈란젤로는 저런 조각을 만들고 천정 벽화를 그리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말이 안통하는 이탈리아 현대미술관 관내 카페 점원은, 날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등등.

독일은 참 깨끗한데, 저 길 위 또라이는 뭐지?

왜 이탈리아는 거리에 음악이 없는가.

스페인에 오면 샹그리아는 꼭 먹어야 하는구나.

미술관에 있는 동서양이 섞인 오묘한 동상들.

박물관 가는 길의 공원과 나무들이나. 그런 여러가지, 길과 지도와 생각들.


때로 눈에 닿는, 파리에서 새벽 5시 경 해가 뜨던 그 순간의 하늘의 색 조차,

신비로웠다.


혼자 걷는 길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여행의 그 고단함이 나에겐 참으로 맞는다.


내 인생 보다 수천배 긴 역사들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각 나라에 존재하고, 그 풍경들, 정경들이

신기하고 새롭고 생소하고 하지만 익숙하다-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구나 라는 의미의 익숙함.-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모험이 좋고 도전이 좋고, 새로운 것이 좋아서인지,

비행기에 타고 가는, 처음 보는 길, 새로 접하는 풍경과 냄새, 시각, 촉각 많은 것이

내 몸에의 자극이고 도전이듯,

참 좋다. 때로 활력이 된다.


여행을 가려면 돈을 많이 모아야 해서 일해야 하는 케이스도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여행을 가서 얻어오는 세가지 지식

1. 집이 최고다

2. 여행은 좋다

3. 여행에서 느끼는, 커다란 세계에 대한 감정에서 바라보면, 지금의 순간을 열심히 살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런 거.


사실 그 이외의, 예를 들어 먹을 거, 입는 거, 비싼 거 에는 어차피 관심이 없어서.

때로 들른 곳들 미술관에 가는 것 이외에는,

단지, 시각으로 그 순간들을 향유할 뿐이다.


해외에서 혼자 오래 있는 동안, 고독 또한 즐기게 되서인지,

여행에서의 고독 또한 좋다.

관찰도 좋다.

아 여기는 이렇구나, 그런 관찰들...


사실 글 쓰려고 생각해둔 주제들이 있는데 (위 간이목차 처럼),

어제 갑자기 생각이 나 적으려니

생각들이 뜨문뜨문 띄엄띄엄하구나.


여행이 너무 가고 싶어서,

때가 와서,

이리도 나는 오늘 횡설수설인가보다.

그토록 그저 찬양하게 만드는 것이, 여행, 그의 묘미인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아이스크림을 마저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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