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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옥 Jan 21. 2023

[달 사람]

그림책이 삶의 철학이 되다!

집안에서 밖을 바라볼때는 추운줄 모르다가 직접 밖으로 한발 내딪는 순간 역시 춥습니다. 행안부의 안전안내 문자에서도 찬 공기, 영하의 날씨를 운운하는 한파로 몸은 웅크러들지만, 추울수록 하늘은 더욱 맑아보입니다. 구름한점 없는 낮의 푸른빛 하늘에서도, 밤하늘 별이 총총 떠있는 가운데 날짜별로 변화되는 달의 모습 또한 더욱 뚜렷하고, 맑고 밝게 보입니다. 

가끔 밤하늘의 달을 올려다 보면서 딸아이한테 "저거봐... 토끼두마리가 떡방아찧고 있네... 보이니?"하고 물음을 던집니다. 엄마가 무슨소리를 하는건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그 모습을 찾으려 애쓰는 아이의 모습은 사랑스럽습니다. 

내 마음이 상상하고 보고싶은데로 달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만히, 가만히 올려다보세요! 나에게는 어떠한 모양을 상상할 수 있게  달이 모습을 비춰주나요?




오늘은 맑을 밤하늘에 떠 있는 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바로  토미 웅거러의 "달사람"의 그림책입니다.



별이 반짝이는 맑은 밤, 하늘에 떠 있는 달 속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달 사람

자신의 공간이 마냥 좋은 듯 했었는데, 밤마다 지구 사람들이 춤추는 것을 지켜보았던 달 사람은 그들이 부러웠습니다. 

단 한번만이라도 같이 신나게 놀아봤으면...!

갑자기 달 속이 갑갑하고 따분하게 느껴집니다. 

어느 날 밤, 별똥별 하나가 반짝이는 빛을 내며 휙 지나갑니다. 

만일 달 사람이 나였더라면 어떠한 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

부럽긴 하지만, 안전이 제일이니 그냥 바라만 볼까요? 아니면,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모함이지만 과감한 도전을 시도해 보시겠습니까?

달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똥별 꼬리를 붙잡고 지구로 내려갑니다!


과감히 실행에 옮겼던 행동이 꼭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는 않습니다. 

별똥별과 함께 떨어진 달사람은 지구에 허락없이 들어온 "알수 없는 낯선 침입자" 신세가 됩니다. 

멋지게 차려 입은 사람들하고 반짝거리는 불빛 아래서 춤추고 싶었건만...


침입자로 붙잡혀 재판이 열리길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달사람은 곰곰이 생각합니다. 

자기가 왜 이렇게 억울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말입니다.

감옥안에서 자신의 모습이 달의 주기 변화로 점점 둥근 보름달에서 반달로 작아지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무사히 쇠창살 틈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납니다.  

상상속에서든 현실에서든 역경을 만나면 자기 연민이나 절망에 빠지지 말고 다시 시작하라. <철학자이자 황제 마르쿠스>

자기연민이나 절망에 빠지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때, 삶은 더 이상 실패한 서사나 망쳐버린 결말이 되지 않습니다. 다시 새로운 무한의 시작만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감옥에서 탈출하게 된 달사람은 맘껏 자유를 누리며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향기로운 꽃도 만나고, 멋진 새도 만나고, 나비도 만나면서 말입니다. 

또 그토록 원했던 가면 무도회장으로 가서 멋들어지게 차려 입은 사람들과 춤도 출 수 있었습니다. 

까다로운 이웃이 밤늦도록 음악소리가 난다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않았다면, 원없이 맘껏 즐겼겠지만 결국 자신의 정체가 들어나 쫓고 쫓기는 소동이 벌어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진지 오래된 우주선 만드는 과학자의 도움으로 무사히 달나라로 출발!

결코 지구에서는 행복하게 살수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호기심을 채운 달 사람은 다시는 지구로 되돌아오지 않았답니다. 

그 뒤로는 하늘에 떠 있는 자기 자리에서 언제까지나 몸을 웅크리고 있었답니다.




예전의 웅크리고 있던 달사람과 지구에 한번 다녀온 후 웅크리고 있는 달 사람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끊임없는 변화와 흐름속에 있다.<루소>                                        

우리가 두번째로 발을 담그는 강물은 절대로 전과 같은 강물이 아니며, 우리 자신도 전과같은 우리가 아닙니다. 


달사람은 그동안은 달에 "있어야만"했기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공간에서 웅크리고 있었다면, 지구에서 온갖 산전수전을 겪고, 다시 달속으로 자리잡을 때는 이젠 달속에 "있기로"의 마음의 변화가 시작됩니다.

더 이상 달사람은 밤에 멋들어지게 춤추고 있는 지구인들을 부러움의 눈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을것입니다. 


달 사람은 정말 지구에 오고 싶은 마음을 아주 접었을까요?

경험해 볼 수 있었음에 후회는 없을 것 입니다. 달 사람은 지구에서의 다양하고 힘든 경험들로 인해 지금의 달 속이 지구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좋을테지만, 다시금 기회가 된다면 주저없이 지구로의 여행을 시도해 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모든 상황은 내가 계획한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때론 많은 시련과 고난도 생각지 않은 순간 훅~ 치고 들어오기도 하지만, 그러한 힘듦이 두려워 안주하는 삶으로 살아가기엔 우리의 삶이 너무도 짧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기회가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갑니다 


2023년 설날이 곧 눈앞입니다. 계묘년 검은토끼해에 주저하기보다는 한층 높이 뛰어오르시는 한해를 계획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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