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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옥 Jan 23. 2023

[빈 화분]

그림책이 삶의 철학이 되다!

설날이 지난 첫날의 시작입니다.

설이란 묵은해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해를 맞이 함에 있어 설다, 낮설다 등의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새해에 대한 낯섦, 아직 겪어보지 못한 새로움에 대한 익숙하지 않고 낯설다의 의미의 "설"입니다.

아직은 경험해 보지 않은 첫 시작이지만, 내가 어떻게 맘 먹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와 새로움으로 나의 삶을 하나하나 채울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2022년 한 해를 돌아보면 새로운 경험들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생각만으론 절대 할 수 없었을 법한 일들을 복잡하게 생각하기 보다 행동으로 많이 이뤄낸 한 해 였던 느낌입니다. 잘 마무리했던 지난 해가 있었음에도 또 다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함에 있어서는 앞선 경험들이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나의 모습을 조금은 작게 바라보게 되지 않나 합니다. 조금은 두렵고, 조금은 미심쩍고...! 하지만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듯, 한 발 움직이면서 다시금 시작할 수 있는 2023년이 되길 희망해봅니다!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교과서에 실린 "꽃씨와 소년"의 본디 옛이야기로 실려있는 그림책 한권 소개합니다.  내가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때, 나의 등을 토닥토닥해 줌으로써 다시금 무언가 시작해보아야 겠다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데미작가/ 빈화분]그림책입니다.


중국에 꽃을 사랑하는 핑이라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핑이 심는 풀과 나무는 모두모두 꽃을 활짝 피워냈습니다. 마치 마법을 부리는 요술가 같았습니다.

핑이 사는 마을은 백성들이 하나같이 꽃을 사랑해서 그 동네는 꽃향기가 가득했습니다.


나이가 든 임금님이 왕위를 물려줄 후계자를 찾으려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뽑아야 하나 고민하던 왕은 꽃 사랑이 지극해서 꽃을 잘 가꾸는 아이들 중 후계자를 선택하고자 했습니다.

나라 안 아이들은 모두 입궐하여 임금님께서 내린 특별한 꽃씨를 받으라. 임금님께서 한 해 동안 가장 정성을 다해 꽃씨를 가꾼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 하셨느라

가장 예쁜 꽃을 피울 자신이 있던 핑은 너무도 행복했어요.

날마다 물도 주고, 때론 흙도 다시 갈아주기도 하면서 싹이 나길 기다렸지만.... 기다리고 기다리고...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지나도록 화분에서는 어떠한 변화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한 해가 지나고 봄이 오자 아이들은 예쁜옷들을 차려입고 화려하게 예쁜화분을 안고 궁궐로 몰려가는데 핑만이 빈화분을 바라다 보며 스스로 못난이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친구가 말합니다.

"핑 넌 빈화분이니까 임금님께 못가겠네?"라고 놀리자 핑이 말합니다.


난 너희들보다 백배 천배 더 피워봤어! 꽃을 피우지 못한건 이번 뿐이란 말이야


시무룩 했던 핑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는 말씀하십니다.

정성을 다했으니 됐다.
네가 쏟은 정성을 임금님께 바쳐라


임금님께 아름다운 꽃 화분을 들고 나타난 아이들과 빈화분을 들고 나타난 핑...

임금님의 표정이 사뭇 진지 합니다. 아름다운 화분을 들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것도 아니고, 빈 화분을 들고 나타난 핑의 모습을 보며 찌푸리지도 않습니다.


임금님이 핑에게 묻습니다.

" 왜 빈화분을 가지고 왔느냐?""임금님께서 주신 씨앗을 심고 날마다 물을 주었지만 싹이 나지 않았어요. 더 좋은 화분에, 더 좋은 흙에 담아 심어도 싹이 나지 않았고, 꼬박 한 해를 잘 돌보았지만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꽃이 없는 빈화분을 들고 온 것입니다. "

빈 화분이 제 정성이옵니다.

임금님은 핑의 정성담긴 빈화분을 보시고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왕 위를 물려줄 사람을 찾았도다. 내가 너희들에게 준 씨앗은 모두 익힌 씨앗이니라. 그러니 싹이 틀 리가 있겠느냐? 빈 화분에 진실을 담아 나타난 핑의 용기는 높이 살만하다. 이 아이를 왕으로 삼을 것이다.




참 많은 시간동안 꽃에 진심을 담아 꽃을 피워냈던 핑이였습니다. 그의 진심은 그 자체였습니다.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였고,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자신의 삶의 일부로 꽃을 가꾸며 꾸준히 살아왔습니다.

그 꾸준한 노력이 때론 내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 내 마음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지만, 거짓됨 없는 그 진심이 담긴 꾸준함은 반드시 결실을 맺는 듯 합니다.

참 많은 걸 배웠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배우는 그 시간 만큼은 집중하고 즐기면서 열심히 배웠습니다. 배우기로 끝냈던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활용해 보려 시도하고, 노력했던 것들이 시간이, 그때는 결과물이 눈에 보이지도 않고, 그냥 매번 의미없는 듯 지나가는 시간들에 조바심도 나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이제는  배우고 노력했던 지난 시간들의 정성이 쓰임이 되고 제대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무언가 열심히 해도 크게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다 너무도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언젠가는 조금 더디더라도 내가 쏟아부었던 정성은 반드시 싹이 돋고 꽃을 피우게 될 테니까요.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에 온 정성을 쏟아 부어보세요!

우선은 2023년 올 한해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게 먼저이겠죠?

찾았다면, 꾸준히 멈추지말고 나의노력에 싹을 틔워내시면 좋겠습니다. 싹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나의 정성을 쏟아부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고 당당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참으로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하게 하고, 남을 감동하게 하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역린중에서/ 중용2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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