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조용히 May 21. 2020

내 삶에서 자랑할게 너뿐일까 봐

엄마로 산지 111일째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너를 보며 생각한다.


내 삶에서 자랑할 것이

너뿐이게 될까 봐 지금 내가 불안한가 봐.


읽은 책, 좋아하는 노래, 전시 감상,

그날그날 나의 생각과 느낌으로 차있던 인스타에

어느덧 네 사진만 가득한 것이 씁쓸하다.

그저 흔한 애엄마가 돼가는 것 같아서

나만 도태되고 고여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콱 막히고 목이 마르고 숨이 얕아진다.


옆에서 토닥여줘야만 낮잠을 길게 자는 네덕에

낮잠이라면 절대 싫어하던 내가 

낮에 누워야만 하고

잠든 사이에 영어공부든 독서든 하려 해도

집중할만하면 깨는 네덕에

맥이 풀리는 그 무기력한 느낌이 더 싫어서

아예 시도하지 않게 된다.


아.

대체 언제까지일까

끝이 없어 보이는데.


이 생활에 적응하며

생각 없이 살다 보면 행복이 올까?


내 아기는 사무치게 예쁜데

눈물 나도록 사랑하는데

매시간 나를 부수고 갈아서

너의 성장에 거름이 되어주는 것이

나를 버리는 것만 같다.


생각을 바꿔보자,

좋은 면을 보자,

아프지 않은 것만 해도

무한 감사 제목이다-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작가의 이전글 마음을 조종하는 키를 완전히 놓쳐버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