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산지 113일째
어젯밤엔 오빠가 집에서 아기를 보고,
교회 철야기도회를 갔다.
나는 기도에 목말라있었다.
다음날인 토요일, 남편이 출근하고
하루 종일 홀로 육아해야 한다는 사실에 짓눌려
'주차장 차 안에서 잘까'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아기 옆에 있기가 무서웠다.
도대체 이 정도로 두려워할 이유가 있을까?
나 자신이 이해 안 될 정도로 불안해 미치겠어서
토플시험 칠 때 이후로 뜯어보지도 않았던 손톱을
교회 의자 아래서 마구 뜯고 있었다.
기도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새까만 응어리가 터져 어떻게 될 것 같았다.
그러다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찬양을 들었다.
주님이 상한 내 마음을 아신다고,
내가 홀로 있지 못함을 아신다고 했다.
'내 맘에 한 노래 있어' 찬양 가사를 곱씹었다.
평화가 하나님 주신 선물이라고 했다.
제발, 부디,
그 선물 내게 달라고 기도했다.
내 마음속 내가 어찌할 수 없으니
주님이 좀 만져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아기와 단 둘 뿐인 이 시간이 평안하다.
휘몰아치던 불안이란 폭풍이
잔잔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