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조용히 May 25. 2020

네게 여유로운 사랑을 주고 싶어

엄마로 산지 115일째

지난 토요일엔 교회에 놀러 갔다가

찬이가 낯을 가리기 시작했음을 여실히 깨달았다.


남편이 출근하는 토요일,

화창한 주말이라 서러움이 두-배.

반나절 혼자 아기 보기가 힘들고 외로워서

굳이 잘 있는 애를 데리고 꾸역꾸역 교회에 갔다.


손 좀 빌려보려 했던 엄마의 계획 대실패!

다른 사람 품에선 대성통곡을 하는

낯가리는 낯선 찬이의 모습에 진땀 한 바가지.

몇 시간을 내내 안고 있었다.


밤에 집에 와서 온수매트를 40도로 올리고

남편 말로는 밤새 끙끙 앓았다고 한다.

온몸이 뻐근하고

살살 아파오던 허리 통증은 훅 올라왔다.


그래서 또 친정에 왔다.

찬이가 아주 피곤한 상태인데도

엄마 편하자고 차 한 시간을 태워서 왔다.


주일엔 하루 종일 교회 사람들과 놀다가

저녁엔 고깃집도 갔지,

토요일엔 낯가리느라 엉엉 울었었지,


저녁에 분유 먹다가

말 그대로 뻗은 애를

차에 실어 친정에 데려다 놨다.


너무너무 미안한데-

찬아,

엄만 너무너무 좋다.



엄마의 엄마 덕분에

아픈 허리 손목 조금이나마 쉬고

정형외과 가서 물리치료도 받고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아! 너무 좋아라.


불과 며칠 만에 다시 온 친정인데 (일주일도 안됨)

돌아갈 날을 또 두려워하고 앉았으니

나도 이런 나를 감당하기 어렵다.



미안 아들아,

도무지 육아에 익숙해지지 못하는

응석받이 초보 엄마에게 조금만 시간을 주렴.


엄마도

엄마의 엄마처럼

네게 여유로운 사랑을 주고 싶어.

작가의 이전글 내 맘에 한 노래 있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