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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용히 May 26. 2020

아기에게 짜증을 냈다

엄마로 산지 116일째

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하루 온종일 찬이는 짜증 섞인 옹알이를 했다.


끙끙, 낑낑, 깩깩, 끄악-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된소리 모음집이

하루 종일 고막을 때리면

머리가 띵하고 심박이 빨라진다.

후하후하 심호흡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짜증에


"아, 대체 왜 그래~!"


라고 질러내 버렸다.

친정엄마랑 같이 보는데도 이리 지치는데

돌아가서 또 혼자 어쩌나,

불안함이 만들어낸 짜증이다.

나는 아무 잘못도 없답니다.


잇몸이 간지러워서일까?

친정 환경에 낯을 가리는 걸까?

안아달라고?

어디가 불편한가?


그 무엇 때문이든

네 잘못은 없고 다 내 잘못인데.

엄마가 짜증내서 미안해.

혼자 집에서 이랬으면 눈물 한 바가지 예약이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울 엄마 역시

"아이고야! 왜 이럴까 도대체?"

라고 큰 소리 냈다는 거.


내가 나쁜 거 아니지?

라는 확인이 자꾸 필요한 심약한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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