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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예진 Yejin Lee Nov 01. 2023

유엔 국제기구에 들어가는 방법

생각보다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취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많지 않은 것 같아서 내가 알고 있는 정보라도 공유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국제기구 취업은 아직 대학 혹은 대학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국제기구에서 채용하는 인턴십이나 자원봉사단 프로그램 (United Nations Volunteers, UNV)을 지원해 볼 수 있다. 몇 년 간의 경력이 있는 경우, 단기 컨설턴트 (consultancy) 자리나 정규직 (staff) 자리에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이가 만 32세 미만이라면, Junior Professional Officers (JPO) 혹은 Young Professionals Programme (YPP)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실제 국제기구에 근무하며 만나게 된 한국인들은, 한국 공무원으로 국제기구에 파견직(Secondee)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한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2년짜리 JPO 프로그램으로 온 청년들도 있었다. 한국 정부의 펀딩을 통해 처음 국제기구에 근무를 하다가 국제기구 안에 정규직으로 남게 되는 사람들도 가끔 있었다. 그 외에는 한국 정부와는 상관없이 국제기구에서 자체적으로 뽑는 인턴십, YPP, UNV, 컨설턴트 등의 자리를 거쳐서 정규직이 되거나 여러 경력을 가지고 바로 국제기구 정규직 자리에 지원해 취업이 된 사람들이었다.


각 프로그램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한 정보들을 제공해 보면,


국제기구 인턴십은 유급과 무급으로 나뉜다. 유급 인턴십은 스위스 제네바 기준으로 한 달에 2000프랑 정도의 생활비를 제공한다. 국제노동기구(ILO),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무역기구(WTO) 등이 있다. 스위스 제네바와 미국 뉴욕 본부에 있는 대다수의 유엔 기관들 포함 많은 국제기구에서 아직까지 무급 인턴십만 제공하고 있다. 즉 생활비와 집 렌트 등은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간혹 대학교나 제3자 기관에서 제공하는 펀딩이 있지만, 아무런 경제적 지원이 없다면 무급 인턴십은 꽤나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원자격은 대부분 대학교 4학년부터 지원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전공 지식에 대한 요구 사항이 높아서 대부분 석박사 생들이 인턴으로 오는 경우가 더 많다.


JPO (Junior Professional Officers) 프로그램 한국 정부에서 매년 5~20명 사이의 젊은 인재들을 2년 간 국제기구에 파견한다. 각 나라 정부에서 월급과 보조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국제기구에서는 직접 펀딩을 찾을 필요가 없다. 대부분 유엔의 P1 혹은 P2 자리로 파견된다. 파견된 2년간은 유엔 일반 정규직들이 누리는 대부분의 혜택은 똑같이 누리게 된다. 다만, UNJSPF 유엔 연금 혜택은 없다고 한다. 외교부에서 한국 국민연금 혜택으로 대체한다고 들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링크  


YPP (Young Professionals Programme) 매년 개최되는 유엔 공채시험에 통과하여 유엔 국제기구 한 곳에 1-2년 동안 P1 혹은 P2 자리로 파견되는 기회다. 매년 6월 경에 신청할 수 있다. 10월에는 서류전형 결과가 발표되어 11월부터는 공채시험 일정이 공개된다. 다음 해 4월부터는 최종 선발 인원이 확정되어 파견된다. 즉, 지원부터 파견까지 1년 가까이 걸린다. 하지만 모든 유엔 회원국이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기구 분담금에 비해 유엔에 대표성이 낮은 국가들의 국적자들만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국 정부가 유엔에 내는 분담금의 비율에 비해 유엔 한국 국적자 직원의 수가 적다면, 그 해에는 한국 국적자들이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매년 업데이트되는 YPP 참여국 리스트는 공식 웹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링크  


UNV (United Nations Volunteers) 유엔 자원봉사단 프로그램은 (1) 청년봉사단과 (2) 전문봉사단으로 나뉘는데, 선발된 자원봉사단원에게는 생활비, 의료 및 보험비, 정착비 등 지급한다고 한다. 청년 봉사단은 만 22세 이상 만 29세 이하의 대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유엔 현장 사무소에서 UNV 봉사단원으로 근무한다. 전문 봉사단은 만 27세 이상, 3년 이상의 유관 분야 근무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유엔 현장 사무소에서 UNV 전문봉사단원으로 근무한다.


컨설턴트 (consultancy)는 많은 국제기구가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꽤 많이 뽑는다. 국제기구의 펀딩 구조상, 직원들의 월급으로 사용할 예산보다는 프로젝트를 운용할 기금을 더 많이 기부받는다. 그리고 정규직 직원들을 채용하려면 국제기구에서 건강보험료와 연금 등의 직원 혜택을 위해 매달 지출해야 하는 고정 비용이 상당히 높은데 반해 단기 계약직은 국제기구의 직원으로 인정되지 않아서 비용이 더 적게 든다. 또한 유급 휴가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고 정규직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국제기구에는 다양한 단기 계약직 자리가 있다. 유엔 컨설턴트 자리를 통해 경력을 쌓다가 기회가 올 때, 유엔 정규직 자리에 지원해서 취업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혜택은 많이 없지만, 네트워크를 쌓는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스위스 제네바의 경우, 국제기구 직원은 택스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컨설턴트는 자신의 월급에서 15%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하고, 그 이외에 사회보장제도라는 AVS 시스템에도 매달 월급의 15~20%를 연금과 실업보조금 등 혜택을 위해 부어두어야 한다. 물론 만 1년 이상 AVS를 냈다면 스위스를 떠날 때 대부분 환급받을 수 있지만 그전까지는 묶여 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스위스에서 의료보험이 필수인데 매달 적어도 400프랑 정도가 나간다. 실제로 받는 월급에서 30~40%는 스위스 정부 그리고 건강보험에 내야 하고, 남은 수입으로 집세와 생활비를 써야 할 수 있다.


정규직 직원들이 누리는 여러 혜택은 없지만, 컨설턴트는 실제로 주어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은 있다. 부서에 따라서 컨설턴트들이 정규직 직원들이 해야 할 일들은 전부 도맡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규직 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다 보니, 컨설턴트로 일하며 실제 국제기구가 돌아가는 방향을 이해하고, 일하는 기간 동안에는 이 일이 정말 나랑 맞는지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는 있는 것 같다.


Staff position 정규직 자리는 유엔 채용공고 사이트에 지원해야 한다. 유엔 기구들은 UN job opening 페이지에 다 올라오는데 WHO, WIPO, ILO 등 유엔 산하의 전문 기구들은 자체 채용공고 사이트가 따로 있다. 자신의 전문 분야와 지난 경력에 맞는 자리를 찾아서 지원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내가 경험하기로, 제네바나 뉴욕 본부와 같이 물가가 비싼 지역에 위치한 국제기구에 경우 이미 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인턴이나 컨설턴트로 뽑는 걸 선호한다. 아무래도 정착하고 집을 찾는 게 쉽지 않다 보니 그런 부분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은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네바나 뉴욕에 위치한 학교에 학부나 석사 프로그램을 지원하면 나중에 지리적인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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