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행운 찾기

머젱이 좋아야 잡지

by Liaollet

물질을 하러 들어갈 때면, 마음은 기대로 가득 찼다. 어떤 보물을 발견할지, 어떤 신비로운 장면을 마주하게 될지 언제나 두근거리는 마음이었다.


행운 맛보기


몇 주 수업을 하니, 다들 뭔가 잡아 물 밖으로 나왔다. 해녀 삼촌은 빨간 홍해삼을 잡으셨다. 바닷물을 잘 머금어 통통했다. 빨갛게 물든 표면은 반질거렸고, 마치 바닷속 단풍 같았다. 다들 눈이 초롱초롱해져 해삼 하나를 둘러싸고 연신 감탄했다.

잡은 홍해삼을 나눠주시는 해녀삼촌

물속에서 바로 칼로 해삼을 써는 모습에 놀라긴 했다. 이렇게 먹어본 적은 없는데 하며, 우물쭈물 주신 작은 한 점을 입에 넣었다. 그날 처음 해삼의 향긋한 바다맛을 알게 됐다. 모두 아주 맛있다며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이곳에선 행운을 잡지 못해도 함께 맛볼 수 있었다.


머젱이가 좋아야


뭘 잡는 것도 머젱이가 좋아야 한다. 바닷속에 잡아야 할 것들이 잘 보이는 눈을 머젱이가 좋다고 한다. 실한 해삼, 성게, 문어들이 보이는 것이다. 특히 문어는 바닷속에서 눈만 보인다 하는데, 좀처럼 보기 힘들다. 물질하다 만난 문어는 복권당첨 같다. 아직 당첨되어 본 적은 없다. 언제 문어를 잡아 볼 수 있을까? 어쩜 그렇게 턱턱 잡아 머리를 까꾸리에 뒤집어 놓는지 모르겠다. 문어가 힘이 좋아 도망가지 못하게 이렇게 한다고 한다. 아주 무서운 이야기이다. 못 잡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 여겼다.


liaollet_white_water_color_drawing_of_under_the_ocean._There_ar_196cbcea-4f1d-4935-9d74-61b244f54cb0.png Luck in the ocean _ Liaollet


자주 물질 하기


물속에 들어가니 상상했던 것과 달리 춤추는 돌과 파래밖에 보이지 않았다. 먹을 수 있는 해산물이 바닷속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도 모르는 상태였고, 그물엔 물살만 들었다 나갔다. 자주 물질을 해야 눈이 생겼다. 여러 번 하니 돌틈 사이사이로 은하수처럼 박힌 성게들을 볼 수 있게 됐다. 주변의 비슷한 색으로 달라붙은 뿔소라의 삐죽한 뿔들도 차차 보이기 시작했다.


많이 하는 것밖에 답이 없었다. 두리번거리며 어디선가 행운을 찾을까 집중해 본다. 물 밖에서도 이런 행운을 찾는 눈은 언제고 키워도 좋은 일인 것 같다. 어디에서 그 맛을 볼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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