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글
기자는 기본적으로 글로 먹고사는 직업이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로 때로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에 더 나은, 혹은 기존의 틀을 깨는 워딩에 집착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기억이 있다. 기자를 시작할 때 처음 받은 교육에서 들었던 인상 깊은 워딩은 ‘하늘 아래 새로운 표현은 없다’라는 말이었다.
기자 교육을 전수한 팀장 선배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으니 다양한 표현을 익히라고 했다. 어차피 한 10년 치 기사를 보면 워딩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했다.
실제로 꽤 그랬다. 참신하다기보다는 기자들이 많이 쓰는 표현들이 있었다. 그런 표현들을 특히 제목에 얼마나 적재적소에 시의성 있게 쓰느냐가 참 중요했다.
왜냐. 사람들은 내용보다 제목을 보니까. 제목을 읽는 순간과 동시에 그 기사를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게 된다. 세상에 없던 워딩보단 끌리는 워딩에 마음이 움직인달까.
요즘 내 생각이 담긴 에세이나 일상 기록을 쓰면서 이런 점이 기사랑 비슷하다고 느꼈다. 내 딴에는 신박하고 참신하다고 생각해서 쓴 문장이 알고 보면 그리 새로운 표현은 아니더라.
그러니 아무도 안 쓴 워딩에 집착하거나 공들일 필요는 없다. 흔히 쓰는 표현이라도 내가 어떤 맥락에서 무슨 마음으로 썼느냐에 따라 읽는 사람에게 전해지는 온도가 달라지는 거였다.
가장 쉽게 쓰인 기사가 좋은 기사라면 내 마음이 담긴 기록들도 술술 읽히는 소화가 잘 되는 글이면 좋겠다. 소박하고 수수한 문장들이 여운과 영감을 주고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