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살았던 경험은 내게 각 도시가 지닌 독특한 매력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각 도시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그곳만의 리듬과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포르투갈은 첫 발걸음부터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리스본의 언덕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마셨던 커피 한 잔은 내게 그곳의 여유로운 일상을 상징했다. "포르투갈에서 아침으로 먹었던 달콤하고 짭조름한 크로와상, 그리고 바칼라우 요리"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그곳 사람들은 말수는 적지만, 미소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체코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프라하 공대에 잠시 다니던 시기에 운 좋게 구시가지에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함께 산 적이 있다. 프라하의 중세적인 풍경은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선사했다. 체코 사람들은 처음엔 조금 무뚝뚝해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들의 조용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친구들과 저녁에 작은 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상이었다.
독일에서는 질서정연한 생활과 도시의 현대적인 풍경을 접할 수 있었다. 베를린의 자유로운 예술 분위기부터 뮌헨의 전통적인 문화까지, 독일은 여러 가지 면모를 한데 모은 곳이었다. 독일의 뮌헨에서 마셨던 크리스마스 마켓의 글뤼바인은 차가운 겨울밤을 따뜻하게 해주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곳은 이탈리아였다. 이탈리아는 그 모든 도시의 매력을 한데 모은 것 같았다. 베네치아의 운하에서 들리는 물소리, 로마의 고대 유적이 말해주는 역사, 그리고 토스카나의 포도밭에서 느낀 고요함. '이탈리아에서는 평범한 날도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의 전통 요리를 만들며 가족의 소중함을 배우게 되었다.
이렇듯, 유럽의 다양한 도시는 저마다의 개성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곳에서의 경험들은 내 일상에 깊은 흔적을 남겼고,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 이제 하나하나 여러해 유럽에서 지낸 나의 이야기들과 도시들의 이야기들을 남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