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이별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
정리되지 않았었던 또 하나의 이별에 대한 단편적인 생각
간절한 붙듦을 냉정히 뿌리치고 가는 그는 내정한 인간, 나는 버려진 비련의 여주인공이라 생각했던 걸까.
이별을 입 밖으로 내뱉은 사람을 다시 붙잡는 일은 참 잔인한 일이었다.
이미 '끝'을 결정해버린 사람에게는 그 어떤 이유도, 변명도, 답도 없다. 그가 수도 없이 많은 쳇바퀴를 돌리며 그곳에 다다른 순간, 그 모든 것들은 사라져 버렸다. 이제 그에겐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것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납득할만한 떠남의 이유를 캐묻거나 한 번만 다시 생각해보라고 붙잡는 일은 참 잔인한 일이었다. 네 짐에 내 짐까지 지고 가라는 거니까. '냉정하고 나쁜 인간'이란 독박에 상처까지 보너스로 더해가라는 거니까.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사뿐히 즈려 밟고 가라는 그 말의 섬찟함과 가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이의 아름다운 뒷모습과 보내줄 때는 아무 말 없이 보내줄 수 있는 이의 사람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