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머리, 헤르미온느 머리, 해그리드 머리, 빗자루, 쟤 머린 왜저래,
마녀 머리, 헤르미온느 머리, 해그리드 머리, 빗자루, 쟤 머린 왜저래, 쟨 머리를 안 감나봐..
나를 따라다니던 말들이다. 잊고 있었는데. 어느날 장보러 가겠다고 팔에 장바구니를 낀 추레한 차림의 나를 검은 창문을 통해 마주봤다. 머리가 특히 엉망이었다.
'쟤 머린 왜저래'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얼른 손으로 머리를 쓸었다. 실은 쓸리지도 않았다. 우둑, 둑 끊기는 산발 머리를 어떻게든 숨기며 걸음을 재촉했다. 두피도 아팠지만 마음도 콕콕 찔렸다. 다음날 부터는 머리를 묶고 다녔다. 똥머리를 하면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그렇지만 왜인지 머릿결은 점점 안좋아졌고(나중에 들으니 머리칼에 영양성분이 안통해서 그렇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머리를 풀었을 때의 모양새도 관리 안된 악성 곱슬마냥 구겨지고 부풀었다. 자신감이 떨어져 더욱 묶고 다녔다. 그러자 더 머릿결은 안좋아졌고.. 반복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어느 날, 곱슬머리가 방향이 바뀐 걸 보게 됐다. 길이도 중단발에서 짧은 장발로 바뀌었다. 조금씩 생각해놓았던 그것을 실행할 때가 된 것이다. 그동안 알음알음 알아놓은 커트 잘하는 미용실을 에약했다. 전부터 모아놓은 용돈을 들고 미용실로 향했다. 수줍게 예쁘다 생각했던 연예인의 사진을 보여드리고 망하면 다시 묶고 다녀야지 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맡겼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깔끔해진 머리는 가끔 부스스해져도 (과장 보태서)연출한 것 같은 느낌이 났다. 신경 쓴 티가 나는 사람이 되어갔다. 나는 매달 위 미용실에 들려 머리길이, 숱치기, 레이어드의 정도 등에 관해 디자이너 언니와 상담했고 갈수록 더 만족스러운 헤어스타일을 가졌다. 옷도 헤어스타일에 맞춰 신경써서 입으려고 노력했고, 그닥 아무도 말 걸어주지 않는 사람에서 리즈시절을 갱신한 과동기 A가 되었다.
나는 조금씩 내가 좋아하는 화장, 향기 등으로 신경쓰는 항목들을 넓혔다.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신경 쓸 수록, 남들이 그걸 알아채고 같이 좋아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