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육학년. 걸터앉은 십층의 창문턱에서 내 미래는 사라졌다.
초등학교 육학년. 걸터앉은 십층의 창문턱에서 내 미래는 사라졌다. 그 날 이후로 내게서 미래는 늘 새롭게 나타나는 것이었다. 계획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나는 가족들 사이에서도 골칫덩이였고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도 옆에 둘 가치없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난 후, 일단 미래는 살아가기로 하고 살고 있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나는 아주 곰곰히 생각한 끝에, 더 늦기 전에 결정을 내렸다. 내 유일한 친구였던 애니메이션에 내 이야기를 담아 보자고. 애니메이션 과에 들어가 작품을 만들어 보는 걸 꿈으로 두고 여섯해 동안 홀로 애니메이션 입시를 준비했다. 그려진 미래를 잡기 위해 벙어리 소리도 들어가며 혼자 공부하고 그림을 그렸다. 그 결과, 2주를 잠 한 숨 자고 만들었던 애니메이션 덕분에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흔한 성공 스토리는 아니다. 나에게는 곧 병이 찾아와 꿈이었던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대로 만들어 보지도 못한 채 대학 생활을 끝냈다.
다시 미래를 잃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뻔하게도 미래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취직 계획을 세우며 미래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왜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내가 꿈꾸는 미래들을 한 번 구체적으로 그려보자. 예를 들면 내가 그리는 꿈같은 미래는 할아버지 주유소에서 커피를 팔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만화책을 출판하는 것이다. 마당에는 우리 슈슈가 마음껏 뛰어다니고, 손님이 오면 짖어서 알려주고.. 먹고는 살아야하니 또 다른 일을 본업으로 두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계획중이다.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월 수입과 지출 계획도 세워보고.. 그러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작은 목표들을 세워 실천하며 지내고 있다.
우리 즐거운 상상을 하자. 그리고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보자. 우리가 즐겁게 봤던 애니의 주인공 처럼. 재밌게 했던 게임의 캐릭터처럼. 우리가 응원했던 그 시절 우상들 처럼. 영에서부터 하나씩 우리의 현실을 키워가보자. 주인공에게 시련은 오기 마련이니까 가볍게 받아들이면서. 언제 등장할지 모르는 멋진 이벤트들을 기다리면서. 아주 작고 재밌는 목표를 세워 달성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