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기묘한 사람들
이곳에서 일하기 전, 나는 도서관에 다양한 사람들이 올 거라 생각했다. 나 자신이 그렇듯, 책을 빌리고 집에서 읽다 다시 반납하는, 그런 단순한 리듬의 사람들이라고. 그러나 막상 일해 보니, 그런 간헐적인 이용자들은 기억 속에 남지 않는다. 스쳐 지나가는 얼굴일 뿐이다.
도서관 직원들이 오래 기억하는 얼굴은 따로 있다. 매일같이 도서관에 출근하는 사람들.
때로는 우리보다 더 성실하게.
오늘 떠올리는 건 퇴직한 아저씨와 할아버지의 중간쯤 되는 분들이다. 아저씨에 조금 더 가까운 것 같다. 주로 컴퓨터를 쓰러 오는 이들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빠지지 않는다. 아침 9시에 문이 열리면, 늘 같은 자리에 앉는다. 마치 직원처럼.
고정적으로 오는 만큼, 그들은 그 자리를 자기 자리로 여긴다. 그래서 처음 보는 누군가가 냉큼 앉으면 곧바로 항의한다.
“내 자리니 비켜주시오.”
아저씨의 목소리는 낮지만 단호하다.
“왜요? 도서관 자리에 주인이 어디 있나요?”
상대는 주로 청년이다. 청년은 아저씨를 올려다보며 시니컬하게 답한다. 그 짧은 대화 속에 묘한 긴장이 흐른다.
상대가 져줄 경우엔 원만히 끝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소리가 커지며 다툼이 되고 결국 직원이 중재한다.
답은 정해져 있다. 도서관 자리에 주인은 없다. 먼저 온 사람이 이용한다. 불쾌하게 자리에서 물러나는 고정 이용자의 시선이, 괜히 내 뒤통수를 찌른다.
기묘한 건, 그 아저씨들이 서로 친하다는 점이다. 원래 알던 사이인지, 아니면 매일 오다가 가까워진 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제는 작은 그룹을 이뤄 다닌다.
심지어 몇 달 전 지독히 더웠던 올 여름에는, 로비에서 단체 체조를 하기도 했다. 로비 한가운데서 팔을 돌리고 허리를 굽혔다.
“하나, 둘, 셋, 넷.” 대장격인 아저씨는 숫자까지 호령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향했지만 아저씨들은 개의치 않았다. 도서관 로비가 순식간에 체조장이 되어버린 순간.
직원이 주의를 주자 “더워서 그렇다”라며 발끈했지만, 더워도 로비에서 체조는 좀 아니지 않을까.
너무 자주 오다 보니, 모든 직원이 그들의 얼굴을 다 알고, 그들도 직원들을 다 안다. 관장이 바뀌면 “당신이 새 관장이냐” 하고 농을 건넬 정도다. 나 또한 그들을 알아보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한다. 안면을 트는 순간, 난처한 요구가 따라올 것 같기 때문이다.
이미 친분이 생긴 관장님은 로비 체조 사건 때도 “더우면 그럴 수도 있지, 허허” 했다. 관장님도, 그건 좀 아니지 않을까.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나의 모르는 척이 통한다. 그들도 나를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해주는 것이다. 서로의 거리두기.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만 가능한, 묘하게 안정적인 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