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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외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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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진 May 31. 2023

일기

어머니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어떤 실패의 신호라고 믿었다. p.65



난 이창래의 소설 영원한이방인.을 재밌게 읽었고, 가슴에 많이 남는 책이라고 지금도 여기고 있지만
매번 사람을 만날 때마다. 조금 시간이 지나 이제는 내 마음을 보여 주고도 싶을 때가 오면

어쩌면 이건 실패의 신호일지도 모르는데.라는 생각이 마음을 가로 막는다.

어리석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완전히 외면할 수 없다. 아직. 

아무리 많은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실패를 경험했어도

혹은 상처를 주고 어쩌면 성공일지 모르는 관계를 가지고도 있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 마음을 보여주고, 누군가와 친해지고, 깊어지는

그 과정의 나만의 패턴은 결국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깊은 관계와 오랜 만남에서 느낄 수 있는 마음은 아끼고 다듬느라 늘 곁에 두지 못하고

가볍고 내일 보지 않아도 산뜻하게 안녕.할 수 있는 만남들에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과 같은. 

이것이 바람직한 패턴인지 그렇지 않은지 생각해 보는 일은 언제나 숙제로 남겨두고

나는 그냥 그렇게 여름을 지내고 있다.

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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