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외면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유진 Mar 14. 2023

오프라인 쇼핑

신발과 옷 구경을 좀 하자고 해서 롯데 아이몰에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외출이었다. 가는 길에 점심으로 논두렁 쌈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내가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딱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 점심 메뉴가 날아가 버린 상황이 됐다. 흠...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안젤라 떡볶이가 생각났다. 나는 가보지 않았지만 이 곳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유명한 분식집이라는 얘기를 얼마 전에 들었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뒤져보니 줄 서서 먹었다는 후기들이 주르륵 쏟아졌다. 토요일이고 방학이니 사람이 분명 많을 거라고, 대기는 필수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어머? 딱 한 자리가 비어있었다.


기분 좋게 떡볶이, 김밥 2줄, 잡채, 어묵 1인분까지 클리어했다. 떡볶이가 정말 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먹어본 떡볶이 중 진심으로 1등. 주문한 요리 4개를 오빠와 둘이 모두 싹 비우고 나는 작게 오빠에게 말했다.


나, 떡볶이 1인분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배불리 먹고 롯데 아이몰로 이동했다. 계획은 입을 거 입어보고, 신을 거 신어보고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주문할 것!이었는데, 신어본 거 다 샀고, 입어본 것 다 사서 왔다. 오빠 스케쳐스 신발과 아디다스 운동복을 한 벌 샀고, 나는 나이키에서 출퇴근용으로 신을 운동화를 샀다. 무척 마음에 드는 운동화였기에 그냥 당장 집으로 가져와야 했다. 그건 오빠도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인터넷으로 최저가를 골라 구매하는 것이 최종 가격에 있어서는 싸게 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비교하고, 후기 읽고, 가격 비교하고 하는 행위에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나는 요가 레깅스를 지금 일주일째 보고 있다. 핸드폰만 열면 레깅스를 검색하고 최종 결재하지 않고 다시 닫고를 일주일 째 한다는 말이다. 굉장히 꼼꼼하게 쇼핑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게 그렇게 합리적인 소비 패턴 같지는 않다. 그래서 쇼핑은 이제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3 프로젝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