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환영

초보 환영이라는 말은 얼마나 따뜻한가

by 이유진

매일 출근을 위해 버스를 기다리면서 나는 길 건너 깻잎 수산 건물 지하에 있는 탁구장을 바라보곤 했다. 그 탁구장 간판에는 레슨 상담 환영, 초보 환영이라는 글자가 색깔별로 한 글자씩 돌아가면서 깜빡거렸다. 어찌 됐든 누구든 환영이라는 말이군 하는 생각을 하다가 버스가 도착하면 언제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 채 서둘러 버스에 올라타 출근을 했다. 그렇게 깜빡이는 초보 환영이 나에게 말을 걸기 1년쯤 지났을 무렵 나는 어이없게도 탁구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탁구라는 운동이 무엇인지 1도 몰랐던 나지만 탁구장으로 들어설 때부터 빠져나갈 수 없겠구나를 직감했다. 내가 들어선 순간 관장 할아버지, 코치 선생님, 그리고 동호회 회장님까지 모두가 나를 에워싼 채로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력으로 나는 무엇에 홀린 듯 등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고, 모든 것을 글로 먼저 배웠던 나는 탁구장에 들어서기 전에 꼭 예습을 해야할 것 같아서 탁구교본을 주문했다. 쓸데없는 일임을 나중에 알았지만 어쨌든 이렇게 나의 탁구 생활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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