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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C Jan 31. 2023

미라클 모닝을 왜 해?

‘미라클 모닝? 절대 못 하지, 절대 못 해. 출퇴근하기 바쁘고 집에 오면 쉬기 바쁜데 내 몸을 혹사하다니! 나한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라클 모닝 챌린지 콘텐츠(sns, 방송, 도서 등)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는데, 나와 함께 독서 모임을 하는 동료들의 미라클 모닝 시도 이야기도 들려왔다. 찾아보니 요즘 2030 세대 자기계발 트렌드로 자리 잡은 문화라 한다. 그때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그런 내가 새벽 4시에 번쩍 눈을 떴다! 바로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다.


최근 자수성가 부자 김승호(『돈의 속성』 저자)와 자청(『역행자』 저자)의 책을 읽었다. 그들의 경제적 부도 부러웠지만 그보다 더 부러웠던 것은 ‘시간적 자유’다. 그들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에 비해 나는 독서와 글쓰기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오전 7시 30분, 집에서 도서관(직장)으로 나서면 저녁 7시 30분에야 집에 들어올 수 있다. 저녁을 먹고 짧은 독서 시간이라도 확보하고 나면 전혀 글 쓸 여유가 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도서관에 처박혀서 하루 종일 책 읽고 글 쓰고 싶다는 소망에서 ‘도서관에 처박혀서’ 노동만 하다가 오는 웃픈(?) 일이 매일 벌어지고 있었다. 떠오르는 글의 소재들을 간단한 단어들로만 함축해 휴대폰 메모장에 적기만 했다. 알 수 없는 암호처럼 쌓여가는 단어들은 끝을 모르고 길어지고 있었고, 나는 문뜩 깨달았다.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출근 전 새벽뿐이다.


사실 나에게 새벽을 의미하는 ‘5’라는 숫자는 기상의 부담감으로 인해 절대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한 숫자였지만, 최근 배우자가 이직한 회사 출근으로 5시 40분에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친숙해진 숫자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새벽 기상의 가장 중요한 동기는 내 생각과 삶의 궤적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소망과 그 글을 토대로 내가 원하는 삶을 설계하겠다는 강력한 욕망이다. 새벽 기상은 고통과 장애를 뛰어넘는 챌린지가 아닌 나와 내 꿈을 구체화하는 즐겁고도 절실한 시간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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