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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C Feb 08. 2023

사서직이 행사직이라고?

단순히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사서직에 도전하지 말라고 했다.

  

처음 사서에 관심이 생긴 후 인터넷에 ‘사서’를 검색해 이리저리 뒤져보고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사서가 되려면 이래야 합니다, 저래야 합니다’에 부합하는 내 조건이 없어 보였다. 이 중 도전을 가장 망설이게 했던 말은 ‘행사직’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나온 자조 섞인 말이었다. 조용히 책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내향적인 사람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사람이 행사직(?) 아니, 사서직에 더 잘 맞는다고 했다. 내향적이고 리더십,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내가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사서직은 사서이기 전에 공무원이다. 기관마다 다르지만 직접 무대에 서서 행사를 진행하는 일은 별로 없다. 사서 공무원이 하는 일은 주로 무대 밖에 있다. 정보를 조사하고 아이디어를 내어 행사(또는 강의)를 만들고, 강사 섭외와 이용자 모집 후 행사 진행 지원, 결과 보고와 같은 일을 한다. 엄밀히 말하면 행사직이라기보다 행사기획직이라 할 수 있겠다. 기획이 치밀할수록 행사는 더 잘 진행된다. 이 지점에서 내향적인 사람이라도 재능을 십 분 발휘하여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수서(자료입수)’나 ‘전산’ 업무와 같이 행사와 거리가 먼 포지션도 있다. ‘행사직’이라는 말에 큰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현장에서 경험한 나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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