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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C Feb 11. 2023

이토록 아름다운 출장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세 개의 커다란 비석에 새겨진 문구를 보고 가슴이 벅찼다. 신임 사서가 된 후 첫 출장지로 방문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였다. 평일 사무실에 앉아있을 시간에 휴가를 내서라도 오고 싶은 광화문 교보문고를 일하라고 보내주다니, 이토록 아름다운 출장이 다 있나. 작년 내가 갔던 출장은 크게 네 가지다.

광화문 대형서점 방문

전주 어린이청소년도서관국제심포지엄

서울국제도서전

창원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     

즉각적인 업무 협의나 진행을 위한 출장보다 심포지엄, 대회, 전시회 등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장기적 안목을 기르고 업무 역량을 키워주는 출장이 주를 이뤘다. 어린이자료실을 담당하는 신임 사서였기 때문에 더 많은 경험 하라고 보내주신 관장님의 배려도 있었을 것이다.


바로 어제 광화문 영풍문고와 교보문고 출장을 다녀왔다. 규모가 동네 서점의 몇 배나 되는 두 곳은 평일 낮에도 사람이 많은 대형서점이다. 이곳으로 출장 가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도서관에 어떤 책을 들여올지 선별하기 위해서다. 우선 인터넷을 통해 들여오고자 하는 도서 리스트를 작성하여 사전 조사한다. 그 후 책의 실물과 내용을 확인하고, 신간 및 베스트도서 동향을 파악해 리스트에 누락 도서는 없는지 살피기 위해 광화문으로 향한다. 이 작업이 출장의 주된 목적이고 나는 몇 가지 일을 더 하고 온다. 매달 주제가 바뀌는 도서 전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서점에서는 어떤 테마로 책을 전시 중인지 본다. 이번 출장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전시 테마는 ‘광화문 애書’(교보문고 광화문점이 사랑한 이 책!), ‘봄 그리고 나태주’, ‘다시 시작해, 봄’, ‘JUMP UP! LEVEL UP!’ 등 봄과 토끼(계묘년)에 관련된 것들이다. 그리고 매달 나가는 책꾸러미(사서 추천 도서로 가방 꾸려 이용자 제공)에 담을 도서도 조사한다. 3월 책꾸러미 주제는 ‘자아, 성장’이다. 베스트셀러와 인기 있는 에세이 중 자아, 성장 관련 책을 확인하고 온다. 마지막으로 하는 일 하나, 광화문 미식 탐험이다. 기왕 서울로 나선 것! 흔하지 않은 서울 나들이!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먹는 즐거움! 우리나라 상륙 때 화제였던 ‘쉐이크쉑버거’, 6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선정 ‘광화문 미진 메밀국수’ 모두 출장 점심시간을 이용해 방문했다. 이 작업 역시 뇌에 즐거운 자극을 주어 효율적인 출장에 일조하는 중요한 일이라 믿는 나는 사서의 출장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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