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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C Feb 14. 2023

사업의 맛(?)

스스로 1인기업이라 생각하라. 상사나 회사는 내 고객이 된다

시키는 일을 하는 피고용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회사와 기획 서비스를 계약한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생각하라

(『돈의 속성』김승호 저, '직장인이 부자가 되는 법')


은행 텔러로 일할 때 내가 만지는 돈의 주인은 ‘앞에 마주 앉은 고객’이었다. 회계사무실에 다닐 때 담당 거래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회계사의 비전과 운영방식으로 설계된 ‘회계사의 비즈니스’였다. ‘직장인이 부자가 되는 법’을 보고 다시 돌아가 일하더라도, 1인기업이 되어 주인의식을 갖기란 좀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사서 공무원은 조금 달랐다. 2023년 도서관 예산표엔 사업 항목이 나열되어 있다. 그중 내가 담당하는 항목은 ‘어린이자료실 운영’, ‘독서진흥행사’, ‘독서회 운영’이다. 업무분장표에도 나의 담당 사업은 다른 이의 사업과 경계 지어 있다. 전에 종사했던 업종과 가장 큰 차이는 사업 목표 설정부터 [계획, 운영, 예산관리, 만족도조사 및 결과보고] 개선 후 내년도 사업 반영까지 나의 주도 아래 이뤄지고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주인의식이 높아지고 애착도 깊어진다.


최근, 3월 시작될 책꾸러미 사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공고와 홍보물을 만드는데 이만하면 됐다 싶다가도 수십 번 고친다. 꾸러미에 들어갈 책 선정에도 여간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다. 프로그램 참여시민은 나와 유대감을 쌓는 소중한 고객이 된다.


내 이름에 사장 직함 달아 내 사업장에서 돈이 돼야만 내 사업인 줄 알았다. 도서관 프로그램 사업에 온전히 책임 맡고 이용자의 감사 인사를 받는 것만으로도 내 사업에 대한 애착이 이토록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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